국제 테러세력 근절 노력에 미온적으로 대처했다는 비난을 받아온 인도네시아 정부가 최근 대대적인 테러 소탕전에 돌입했다고 밝혀 향후 성과가 주목된다. 다이 바크티아르 경찰청장은 18일 메가와티 수카르노 푸트리 대통령 주도로 열린 테러대책회의에 참석 후 기자들에게 "아랍계 독일인 한명을 최근 자카르타에서테러 연루 혐의로 체포해 조사중"이라고 밝혔다. 다이 청장은 "독일인 자택에 대한 압수수색 결과 테러활동을 포함한 다양한 문제에 관여했음을 보여주는 문서들을 발견했다. 그는 수많은 국내 분쟁에도 개입했을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싱가포르를 비롯한 주변국들로부터 알-카에다와 연계된 동남아시아 최대 거물급테러 배후 인물로 지목된 이슬람 성직자 아부 바카르 바시르에 대한 정밀 조사 작업도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테러대책 회의에 참석한 수실로 밤방 유도요노 정치안보조정장관은 "우리는 바시르를 조사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 그를 체포할 만큼 충분한 증거를 찾지 못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그는 알-카에다 요원들의 국내 잠입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대해서는 "내외국인들의 불법 활동은 있었다. 그러나 알-카에다와 관련된 정보는 사실일 수도 거짓일 수도 있다"며 확답을 회피했다. 작년 9.11테러사건 이후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 필리핀 등 주변국에서 테러 용의자들이 무더기로 체포돼 조사를 받은데 반해 인도네시아는 바시르를 포함한 주요인물들에 대해 미온적인 조사로 일관해 테러 세력을 비호한다는 비난을 받아왔다. 알-카에다와 연계된 테러조직이 국내에 존재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천명해 온 인도네시아 정부가 최근 테러 소탕전에 돌입한 것은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압력과메가와티 수카르노 푸트리 대통령에 대한 암살 모의가 있었다는 첩보에 따른 것으로분석된다. 유도요노 장관은 알-카에다 조직의 고위 간부로 인도네시아와 여성과 결혼한 오마르 알-파루크라는 인물을 지난 6월 검거해 신병을 아프가니스탄 주둔 미국 군당국에 넘겼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알-카에다는 메가와티 대통령 암살 계획을 갖고 있었다. 우리의 안보체계는 정상 작동되고 있다. 해외에서 입수되는 모든 정보를 철저히 확인, 필요한조치를 취할 것"이라며 테러소탕전을 확대할 계획임을 천명했다. 그러나 전체 인구의 90%가 이슬람교도인 인도네시아에서 미국 주도의 국제 테러소탕전에 대한 반대 여론이 높은데다가 함자 하즈 부통령을 비롯한 이슬람계 정치지도자들이 테러 문제에 소극적이어서 정부의 대테러 전쟁이 성공을 거둘 수 있을지는 극히 미지수다. (자카르타=연합뉴스) 황대일특파원 hadi@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