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루사'로 인한 인명,재산피해 규모가 복구작업이 진행될 수록 눈덩이마냥 불어나고 있다. 아직 공식통계가 나오진 않았지만 지난 1904년부터 집계된 역대 태풍으로 인한인명.재산피해 규모를 살펴보면 '루사'가 남긴 상처가 얼마나 큰지 짐작할 수 있다. `루사'의 경우 인명피해도 막대하지만 직.간접적인 재산피해는 현재까지 정확한집계가 어려울 정도로 계속 불어나고 있다. 중앙재해대책본부가 공식 집계한 직접적인 재산피해 규모만도 3일 오전 8시 현재 8천770억원에 달했다. 이 액수만으로도 재산피해 규모 역대 2위인 87년 '셀마'의 5천965억원을 훨씬뛰어넘어 99년 `올가'의 1조704억원의 뒤를 잇는다. 더욱이 아직 피해집계가 끝나지 않았고 통신두절로 피해상황 보고조차 이뤄지지못한 지역도 많아 일부에서는 '루사'가 재산피해 규모면에서 '올가'의 기록을 깨고역대순위 1위에 오를 것이란 전망도 내놓고 있다. 장마철에 내습한 '올가'는 호우와 태풍피해가 연달아 발생해 피해규모가 컸지만'루사'는 오직 태풍의 힘만으로 이 정도 규모의 피해를 낳았다는 점에서 사실상 '사상최대'라는 수식어를 붙여도 무방하다는 것이다. 중앙재해대책본부 관계자는 "이런 피해집계 추세대로라면 당장 눈에 보이는 직접적인 피해만도 하루이틀만 지나면 1조원을 넘어설 것 같다"며 "그러나 눈에 보이지 않는 무형의 재산피해도 기록적인 수준이어서 루사는 사실상 역대 태풍기록들을모두 갈아치울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실제로 중앙재해대책본부 집계에는 오르지 않았지만 교통.통신 두절등에 따른기업들의 생산차질이나 국가물류난에 따른 손실까지 감안하면 피해액은 그야말로 천문학적 수준에 달할 것이라는 데 이론이 없다. 특히 통신두절 속에 경부선.영동선 철도와 주요 도로 등이 끊기는 등 국가기간물류망이 마비되는 바람에 부산항 등으로 오가는 수출입화물 운송차질 등은 당장 당장 국가경제에 주름살을 지우고 있는 가운데 복구작업도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예상되고 있다. 또한 태풍피해에 따른 농산물 가격폭등, 정전, 가스 및 급수중단 등으로 인한각 가정의 소규모 피해 등 통계에 포함시키기 어려운 피해 등을 합산하면 `루사'의재산피해 규모는 아직도 가늠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인명피해도 기록적인 수준이다. '루사'로 인한 인명피해는 중앙재해대책본부가더 이상의 사망.실종자는 없을 것으로 보고 있지만 3일 오전 8시 현재 184명으로,사고원인이 불분명한 14명까지 합하면 198명에 달해 200명에 육박하고 있다. 이같은 인명피해 규모만으로도 '루사'는 1904년 이후 태풍으로 인한 인명피해규모면에서 역대 순위 10위권에 든다. 최다 인명피해를 낸 태풍은 지난 36년의 '3693'호로 1천232명의 사망.실종자를냈고 부상자도 1천646명을 기록했다. '루사'는 10위에 오른 87년 '셀마'의 178명 사망.실종을 넘어서 189명의 인명피해를 낸 84년 '준'을 웃돌아 역대순위 9위라는 새기록을 역사에 남길 것으로 보인다. 중앙재해대책본부 관계자는 "강한 바람과 많은 비를 동반한 '루사'의 피해규모는 날이 갈수록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어 아직도 정확한 규모를 가늠하기 어려운정도"라며 "직접적인 피해규모만도 이번 주말께에야 윤곽이 드러날 것 같다"고 내다봤다. (서울=연합뉴스) 여운창 기자 bett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