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HE WALL STREET JOURNAL 본사 독점전재 ] 야후가 중국 정부의 주장을 받아들여 이른바 '국가안보와 사회안정을 교란시킬 수 있는' 인터넷 정보를 감시하겠다고 결정한 것은 매우 유감스러운 일이다. 이에 대해 인권단체들은 물론 전세계 언론기관들이 "야후가 중국의 강압 정치에 공조하고 있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중국정부는 파룬궁 사이트가 '국가안보를 위협한다'는 이유를 들어 인터넷에서 연결 사이트를 삭제해야 한다고 요구해 왔다. 그렇지만 인터넷에서 정보 확산을 차단하기란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3천8백만명에 달하는 중국 네티즌들을 비롯 12억 중국인들은 인터넷에서 어떤 식으로든 원하는 정보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중국은 정보를 통제하려는 의도를 갖고 있는 듯하다. 최근 발생한 인터넷카페 화재 사건을 빌미로 중국 정부는 수천 개의 인터넷카페에 대한 대대적 단속을 벌였다. 또 특별 수사대까지 구성,현 체제와 반대되는 의견을 담은 인터넷 사이트를 집중 조사 중이다. 인터넷에서 '불순한 자료'를 배포하는 사람들은 물론 사이트를 방문하는 것도 처벌대상에 포함된다. 워싱턴포스트가 지적했 듯이 인터넷에 대한 중국 정부의 전략은 이중성을 띠고 있다. 한편에서는 인터넷 보급을 늘려 경제적인 이익을 얻도록 북돋우는 반면 다른 쪽에서는 인터넷상의 '표현의 자유'를 철저히 막고 있는 양상이다. 독재자들은 통상 이같은 이중전략이 성공을 거둘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결론은 언제나 실패였다. 경제적 이득을 챙기면서 정보는 철저히 통제한다는 정책은 실행 가능성이 없어 보인다. 중국 비밀경찰이 인터넷의 모든 채팅방을 들여다 볼 수 없으며,검색 사이트를 샅샅이 뒤질 수도 없는 노릇이다. 인터넷 인스턴트 메시지에서 전달되는 내용을 감시하기는 불가능하다. 물론 기업가들에게 중국은 포기할 수 없는 기회의 땅이다. 중국 정부의 주장을 인정하고 눈감아 주려는 유혹이 있는 것도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다. 언론 재벌인 루퍼트 머독은 중국에서의 위성TV 사업을 시작하면서 "전체주의 정부에 위협이 되는 엄청난 일을 시작한다"고 떠벌린 적이 있다. 그러나 중국 정부가 강력한 항의 메시지를 보내자 머독은 위성TV 서비스에서 BBC를 제외시켰으며,크리스 패튼 전 홍콩 총독이 내놓기로 한 서적도 발간 자체를 아예 취소시켰다. 월스트리트저널을 발간하는 다우존스를 비롯해 많은 기업들은 중국 정부의 대리인도 협조자도 아닌 중간적 위치를 유지해 가며 사업을 잘해 나가고 있다. 그동안 야후가 세계의 뉴스를 정확히 전달함으로써 중국 관영 신화통신의 견제 세력으로 부상한 점도 한번쯤 되새겨야 할 대목이다. 몇년전 프랑스 법원은 미국 야후에 대해 나치의 언행록을 담은 사이트를 제거하라는 판결을 내렸다. 당시 야후는 프랑스 법원의 요구가 치외법권이라 지적하며 이를 당당히 거절했다. 대신 프랑스에서 운영 중인 야후 사이트만을 법원의 요구대로 개편했을 뿐이다. 이를 본보기로 삼아야 한다. 야후는 중국 정부의 요구에 굴복해 인터넷 사용자들을 감시하고 처벌하는 데 협조해서는 안된다. 중국 정부는 야후가 공산당의 법칙에 굴복할 것이라고 믿고 있을지 모른다. 하지만 야후의 창립자인 제리 양은 결국에는 자신이 지켜온 가치관을 관철시킬 것이라고 기대해 본다. 정리=유영석 기자 yooys@hankyung.com ◇이 글은 아시안월스트리트저널 8월26일자에 실린 'China's Internet Illusion'이란 사설을 정리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