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풍과 폭우를 동반한 채 한반도를 관통해 많은피해를 남긴 제15호 태풍 `루사'가 1일 오후 속초를 통해 동해상으로 빠져나간 뒤 소멸됐다. 기상청은 "소형 태풍으로 약해진 태풍 루사가 1일 오후 1∼2시사이 속초를 거쳐동해상으로 진출한 후 오후 3시께 속초 북동쪽 130㎞부근 해상에서 열대저압부로 약화돼 태풍으로서의 일생을 마쳤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전국 내륙에 내려졌던 태풍관련 기상특보는 모두 해제됐고 제주앞바다를 제외한 전 해상과 울릉도.독도에만 폭풍주의보가 발령중이다. 태풍 루사로 인해 지난 8월30일부터 9월1일 오후 4시까지 강릉에는 무려 897.5㎜의 기록적 폭우가 쏟아진 것을 비롯해 대관령은 760㎜, 속초 420.5㎜, 고흥 412.5㎜, 동해 336㎜, 산청 307.5㎜, 합천 303.5㎜, 거제 291㎜, 대구 149㎜, 광주 146.5㎜, 부산 127.6㎜, 대전 135㎜, 서울 56㎜ 등을 기록했다. 특히 지난 8월31일 하루동안 쏟아진 강릉의 강수량은 870.5㎜에 달해 역대 최고치였던 지난 81년 9월 장흥의 547.4㎜를 넘어서면서 지난 1904년 우리나라의 기상관측이래 사상최고치를 경신했다. 또 제주 고산지방의 최대 순간풍속이 초속 56.7m를 기록, 지난 2000년 태풍 `프라피룬'이 흑산도에서 기록했던 58.3m에 이어 사상 2위를 차지했고 흑산도에는 50.2m, 서귀포 40.8m, 목포 37.8m, 완도 37m, 부산 34.7m, 대전 24.6m, 수원 27.3m, 서울 20.5m 등의 강풍이 몰아쳤다. 기상청은 "이번 태풍은 이례적으로 내륙에 상륙해서도 강력한 위력을 유지했고진행속도도 느려 더욱 피해가 컸다"면서 "이제는 피해복구에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태풍 루사에 이어 `강'한 중형급 태풍인 제16호 태풍 신라쿠(SINLAKU)가이날 오후 3시 현재 일본 오키나와(沖繩) 나하(那覇) 동남동쪽 약 1천800㎞ 부근 해상에서 시속 18㎞의 속도로 북상하고 있으며 제17호 태풍 엘레(ELE)도 괌섬 인근 해상에서 북상중이다. (서울=연합뉴스) 김지훈 기자 hoon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