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들어 수도권 분양시장이 달아오르고 있는 가운데 이번주에 새로 분양된 아파트들도 지역에 관계없이 1순위에서 높은 경쟁률로 마감되는 등 과열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특히 이번주 신규분양 아파트 중에는 견본주택의 문을 열자마자 투자자들이 대거 몰리면서 청약경쟁률이 수십대 1을 기록하는 곳도 속출하고 있다. 상반기까지만해도 일부 인기지역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단지들이 3순위에서 간신히 마감됐던 상황과는 판이하게 다른 모습이다. 지난 26일 고양시 탄현동에서 공급된 '쌍용스윗닷홈' 아파트의 경우 2백14가구 분양에 2천3백54명의 1순위자들이 몰려 평균 11 대 1의 청약경쟁률을 기록했다. 33평형은 경쟁률이 15 대 1까지 치솟았다. 의정부시 호원동에서 선보인 '신일유토빌플러스'도 지난 26일 실시된 1순위 청약접수에서 평균 5.4 대 1의 경쟁률을 나타내 관심을 모았다. 의정부시 호원동의 경우 지금까지 공급된 대부분의 아파트들이 1순위에서 미분양을 기록한 곳이라 업계 관계자들조차 의외로 받아들이고 있다. 모두 5백71가구가 분양된 이 아파트에는 3천1백40여명이 몰렸다. 34평형은 6.6 대 1의 경쟁률을 나타냈다. 이에 앞서 지난 23일 1,2순위 청약접수를 받은 남양주시 진접읍 '원일대궐터'아파트도 비가 오는 궂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수백명의 수요자들이 줄을 서는 가운데 무난히 1순위마감을 끝냈다. 29일부터 청약에 들어가는 우남종합건설의 오산시 궐동 퍼스트빌 아파트는 지난 23일 견본주택 개관 이후 4일 동안 무려 1만여명이 다녀간 것으로 집계됐다. 이 지역의 경우 최근 3년 동안 아파트 공급이 없었던 데다 서울지역 신규청약 규제여파로 1순위 청약경쟁률이 10 대 1을 넘어설 것으로 분양관계자는 전망했다. 신영이 경기도 광주시 오포면에서 분양예정인 '신영프로방스'의 견본주택에도 지난주 말 수천명의 수요자들이 방문,주변 일대에 큰 혼잡이 빚어졌다. 강재주 현장소장은 "예상 외로 많은 방문객들이 몰리는 바람에 홍보물이 소진돼 재인쇄를 할 정도였다"며 "이런 추세라면 1순위에서 수십대 1의 경쟁률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수도권 아파트청약 열풍은 침체에 빠진 오피스텔시장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최근 신규 분양에 나선 오피스텔의 경우 초기분양률이 90%를 웃도는 호조를 보이고 있다. 삼부토건이 수원의 신흥 중심지인 팔달구 인계동에서 이달 초 분양을 시작한 '르네상스'오피스텔 견본주택에는 하루평균 3백∼4백명의 방문객이 이어지면서 한달 만에 전체 분양물량의 92% 이상이 팔려나갔다. 29일 미투건설이 같은 인계동에서 내놓는 6백84실 규모의 대형 오피스텔인 '트윈파크'의 견본주택에는 분양 이전인 데도 불구하고 하루 수백명씩 다녀가는 등 예전과 다른 분위기를 보이고 있다. 황용천 해밀컨설팅 사장은 "서울권 가격 상승세가 수도권으로 확산될 것이란 기대감으로 최근 과열양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실수요자들이라면 분위기에 휩쓸린 묻지마 청약에 나서지 말고 분양조건 및 입지여건 등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영신 기자 yspar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