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르하르트 슈뢰더 독일 총리는 27일 딕 체니미국 부통령의 대(對)이라크 선제공격 주장은 "잘못된 것"이라고 정면으로 반대하고나섰고, 프랑스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승인없이 이라크를 공격해서는 안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슈뢰더 총리는 이날 RTL TV 방송과의 회견에서 미국이 이라크에 대한 유엔 무기사찰 재개라는 당초 목적을 정권 교체로 바꾸고 있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면서 "그목적이 (미국에 의해) 바꾸어진다면 자신의 위험을 무릅쓰고 이뤄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미국이 군사작전을 통해 사담 후세인 정권을 축출하려고 하는 것과 관련, "군사적 개입을 통해 무너뜨리려고 하는 사람을 설득해 무기사찰단의 입국을 허용하도록 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라고 덧붙였다. 내달 22일 총선을 앞두고 있는 슈뢰더 총리의 이같은 발언은 독일 정부가 테러와의 전쟁은 충분히 도울 것이나, 유엔의 승인없는 이라크 군사공격 등 어떠한 "모험적 행동"에는 독일이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재차 확인한 것이다. 이날 프랑스의 도미니크 드 빌팽 외무장관도 각국 주재 대사 등 200여명의 프랑스 고위 외무관료들이 참가하는 연례 모임에 참석, 연설을 통해 미국은 유엔 안보리의 승인없이 이라크를 공격해서는 안될 것이라고 경고하면서 무력에 대한 지나친 의존 그 자체로써는 어떠한 것도 해결하지 못한다고 주장했다. 드 빌팽 장관은 "무력만 사용하게 되면 무력을 공허하게 사용한 것처럼 되는 일이 매우 자주 발생한다"면서 "힘을 남용하는 것은 그 힘을 약화시킨다"고 덧붙였다. 이는 미국이 이라크에 대한 공격 위협을 실행하려 한다면 지난 91년의 걸프전과는 대조적으로 이번의 경우에는 서방 연합국으로부터의 도움에 의존해서는 안된다는유럽연합(EU)의 일반적인 견해를 다시 한 번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26일 이라크전 매파인 체니 부통령은 이라크가 생화학무기등 대량살상무기를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은 의심의 여지가 없으며 조만간 핵무기도 획득할 것으로믿어지고 있다면서 "이를 방관, 행동에 나서지 않을 경우 그 위험은 행동에 나섰을때 위험보다 훨씬 크다"고 이라크 선제공격의 필요성을 강경한 어조로 천명했다. (베를린.파리 AP.AFP=연합뉴스) kimy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