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안 특급' 박찬호(29.텍사스 레인저스)가 메이저리그 최고의 명문 구단인 뉴욕 양키스를 상대로 화려한 복귀 신고식을 했다. 박찬호는 24일(이하 한국시간) 뉴욕 양키스타디움에서 양키스와의 원정경기에 선발등판해 6이닝을 삼진 6개를 잡아내며 7안타 2실점으로 막아 팀의 6-2 승리를 이끌었다. 지난 7일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전에서 난타당한 뒤 부상자 명단에 올랐던 박찬호는 17일만에 등판한 경기에서 승리를 거두며 시즌 5승째(6패)를 신고했다. 지난 2일 보스턴 레드삭스전 이후 22일만의 승리이며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투구에 3자책점 이내)는 지난달 22일 오클랜드 어슬레틱스전 이후 처음이다. 특히 월드시리즈 최다 우승(26회)에 빛나는 양키스와의 사상 첫 대결에서의 승리는 올 시즌 들어 부상과 부진을 거듭하고 있는 박찬호에게 에이스로서의 명예회복과 함께 자신감을 심어줄 것으로 기대된다. 볼넷과 몸에 맞는 공을 각각 1개씩 내줬으며 방어율은 7.14에서 6.89로 낮췄다. 올시즌 직구 위력이 떨어져 고전했던 박찬호는 이날도 직구는 제구력이 흔들리는 등 좋지 않았지만 브레이킹볼 등 변화구를 앞세워 노련하게 경기를 풀어나갔다. 1회 선두타자 알폰소 소리아노에게 중전 안타를 맞고 1사 뒤 제이슨 지암비에게 우중간 2루타를 내줘 1실점한 박찬호는 4번 버니 윌리엄스와 5번 로빈 벤츄라를 범타로 처리해 추가 실점은 막았다. 텍사스는 공수 교대 뒤 곧바로 터진 라파엘 팔메이로의 1점 홈런으로 동점을 이뤘고 박찬호는 2회 볼넷과 야수 실책으로 2사 1.2루의 위기를 맞았지만 소리아노를 2루수 직선타로 잡아내 실점하지 않았다. 3회 양키스의 간판 타자 데릭 지터에게 홈런을 허용한 박찬호는 후속 타자를 안타와 몸에 맞는 공으로 내보내 다시 2사 1.2루에 몰렸지만 라울 몬데시의 잘 맞은 타구가 그대로 좌익수의 글러브에 빨려 들어가 한 숨을 돌렸다. 아메리칸리그 팀 홈런 2위의 텍사스가 홈런포에 불을 뿜으며 위태롭게 버티던 박찬호의 어깨를 가볍게 해준 것은 4회. 텍사스는 연타석 아치를 그린 팔메이로의 1점 홈런으로 2-2 균형을 맞춘 뒤 허버트 페리의 1점 홈런으로 박찬호에게 첫 리드를 안겼다. 그리고 박찬호는 4회 무사 2루와 5회 1사 1.2루의 위기를 맞기는 했지만 탁월한 위기 관리 능력을 발휘하며 실점 없이 막아 동료들이 만들어준 리드를 지켜나갔다. 특히 5회 실점 위기에서 호르헤 포사다와 몬데시를 상대로 브레이킹볼을 승부구로 던져 연속 삼진으로 처리한 것은 박찬호가 차츰 제 기량을 회복하고 있다는 청신호였다. 박찬호의 호투에 보답이라도 하듯 텍사스는 6회초 공격에서 팔메이로의 안타에 이은 칼 에버렛의 홈런으로 5-2로 앞서나가 살얼음같던 승부에서 주도권을 쥐었고 박찬호는 투구수가 100개를 넘긴 상황에서도 6회를 삼자범퇴로 처리한 뒤 마운드를 후안 알바레스에게 넘겼다. 텍사스는 8회 마이크 램의 적시타로 한 점을 추가했고 알바레스-대니 콜브-프란시스코 콜데로는 깔끔한 계투로 박찬호의 승리를 지켰다. (서울=연합뉴스) 이정진 기자 transi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