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전력산업의 역사는 1887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소형 자가 발전설비를 설치해 경복궁안의 전등을 밝히면서 출발했다. 지금은 원자력 에너지를 포함해 약 5천6백만kW 설비를 보유한 세계적인 전력 선진국으로 발돋움했다. 전력기술을 자립화한데서 한걸음 더 나아가 축적된 기술을 해외에 수출할 정도로 괄목할만 성장을 했다. 발전운영 기술의 해외수출=물꼬는 지난 1995년 한국전력이 필리핀 말라야 화력발전소 성능복구 사업에 뛰어들면서 터졌다. 말라야 발전소는 최초의 해외발전운영 사업으로 20년 이상 노후화된 가동불량 발전소를 인수해 필리핀내 최고 성능의 고효율 발전소로 탈바꿈시켰다. 2010년까지 이어질 이 사업에서 2억달러 가량의 순수익이 예상되고 있다. 한전이 지난 96년 수주해 이달중 준공될 예정인 필리핀 일리한 복합화력 발전소는 2020년까지 운영해 8억달러의 순수익이 기대되고 있다. 98년 진출한 대만 포모사 화력발전소 건설사업에도 시운전과 운전자문 기술용역을 수행하고 있다. 송배전 건설 및 운영,송배전망 진단사업 및 송배전 손실율 감소 등 송배전부문의 우수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미얀마를 비롯한 개도국 지원프로그램도 전개하고 있다. 기술자문과 발전소 진단사업은 앞으로 미국 캐나다 호주 등으로 확대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엔지니어링 기술 고도화가 밑거름=전력기술 엔지니어링 분야는 원전설계 기술자립과 고도화로 대표된다. 한전기술은 자체기술을 개발해 "한국표준형 원전"(KSNP)설계를 완성했다. KSNP 노형은 북한 금호지구에 건설중인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EDO) 원전 설계에 적용될 정도로 국제적인 검증을 받은 모델이 됐다. 특히 표준형 원전은 수출전략형 노형으로 끊임없이 신기술을 접목시켜가고 있다. 성능을 높인 개량형 한국표준형 원전(KSNP+)과 함께 용량을 늘리고 안전성과 경제성을 높인 차세대 원전(APR 1400)도 개발됐다. 고품격 정비기술로 세계시장 진출=발전플랜트 정비기술은 한전기공이 주도하고 있다. 1982년 이라크 바그다드의 남부 화력발전소 정비공사를 시작으로 중국 광동원자력발전소 정비기술용역,말레이시아 타와우 디젤발전소 운전 및 정비공사,사우디아라비아 해수냉각설비 운전 및 유지관리 공사로 이어져 왔다. 특히 호주 정비시장에서 연이어 거둔 성과는 세계를 놀라게 했다. 호주 정비시장은 일본 업체들이 독식해 온 무대였다는 점에서 그렇다. 지난 99년 일본의 경쟁사를 당당히 따돌리고 세계 최고의 설비 이용률을 자랑하는 호주 맥콰리 제너레이션사의 화력발전소 4개의 정비공사를 수주한데 이어 지난 2000년에는 에라링 에너지사의 화력발전소 4개의 정비공사를 따냈다. 이밖에 미국과 브라질 원자력발전소의 원전연료 교체,벨기에 및 슬로베니아 원자로의 제어봉 안내관 지지핀 교체작업 등을 완벽하게 마무리해 해외에서 격찬을 받았다. 전기기기도 수출=전기기기 제조업 전체의 4~5%정도를 차지하는 회전기 변압기 개폐기 전선 등도 수출하고 있다. 지난해 수출실적은 약 24억달러에 달했다. 전기기기의 세계 시장규모는 연평균 15%이상 성장하고 있다. 중국 및 동남아시아의 경제성장과 공업화로 2000년대 초반은 아시아가 세계시장의 50% 정도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일본 유럽 등이 자금력과 기술력을 바탕으로 사업을 전문화하고 기업간 전략적 제휴를 통해 후발국의 시장진입을 억제하고 있는 것은 이 때문이다. 따라서 국내 업체들은 향후 신전력시스템 기술,신전기소재 기술과 같은 첨단 기술을 개발하고 산.학.연 협력,기술정보지원체제 강화 등의 인프라를 구축해 수출 유망품목을 발굴하고 신시장을 개척해 나갈 계획이다. 정보통신기술을 활용한 신기술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김홍열 기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