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과 포항 등 동해안에서 조직 폭력배가 낀 불법 고래잡이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5일 울산지역 고래고기 식당가에 따르면 최근 울산과 포항 등지의 연안에서 폭력 조직이 낀 고래잡이 선단이 작살 등으로 불법으로 고래를 포획한 뒤 식당가에 싼값으로 넘기고 있다는 것이다. 이들 고래는 주로 5∼7m 짜리 밍크고래로 1천500만원∼2천만원에 거래되고 있으며 자연스레 그물에 잡혀 입찰을 통해 넘겨지는 3천500만원∼5천만원 짜리의 고래보다 가격이 3분의 1정도로 싼데다 신선도가 훨씬 뛰어나다. 고래 불법 포획은 고래고기 음식점이 울산을 비롯해 최근 전국적으로 크게 늘어나면서 소비 욕구는 급증하고 있으나 그물에 우연히 잡히는 고래는 줄어들면서 더욱기승을 부릴 추세다. 울산의 경우 고래 전문 취급 음식점이 현재 20여곳으로 지난 2000년의 5곳 보다 4배나 늘었고 전국적으로도 경기도와 대구, 부산 등지에 30여곳에서 한 달 4∼5마리씩의 고래가 소비되고 있다. 그러나 포항과 울산, 동해 등 동해안에서 그물에 걸려 입찰을 통해 유통되는 고래는 지난해까지 한달 평균 3∼4마리이던 것이 올들어 2∼3마리로 크게 줄었고 이 때문에 고래 품귀현상이 일면서 마리당 가격도 지난 2000년보다 2배 이상 폭등했다. 특히 고래 포획은 주로 1∼2t급의 소형 기선 저인망 어선(일명 고데구리)이 3∼4척씩 선단을 이뤄 작살이나 긴 끈이 달린 총을 쏴 잡고 해상에서 고래를 해체해 밤이나 기상조건이 좋지 않은 날을 택해 입항하는 방법으로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고래 음식점 주인은 "고래 포획과 유통에 일부 폭력 조직이 개입해 있으며 이들이 가격과 고래를 다음 차례에 넘길 집 등을 선정하고 있다"며 "단속 기관들도 거의 묵인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 주인은 "입찰을 통해 유통되는 고래의 경우 검사의 확인 등의 기간을 거치면서 부패가 심해진다"며 "그러나 이들이 잡아오는 고래는 선도가 떨어지지 않는데다 가격도 절반이상 싼 편"이라고 밝혔다. (울산=연합뉴스) 이상현기자 leeyo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