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주가지수가 미국 증시 폭등과 외국인투자자의 매수에 힘입어 큰 폭으로 올랐다. 이에따라 조정의 늪에 빠져있던 증시가 살아나는 것이 아니냐는 기대감이 부풀고 있다. 30일 종합주가지수는 전날보다 22.23포인트 뛴 722.58로 출발한뒤 731.31까지치솟기도 했으나 경계매물이 나오면서 상승폭을 줄여 오후 2시 현재 25.21포인트(3.82%) 급등한 725.56을 기록하고 있다. 외국인이 11일만에 '사자'로 돌아서 977억원을 순매수하고 있고 기관도 525억원의 매수 우위를 보였다. 코스닥시장도 1.70포인트 오른 59.24를 나타내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 증시 전문가들은 미국 증시가 펀더멘털보다 '바닥권'이라는 심리적 측면에 의해 폭등했기 때문에 우리 증시 역시 낙폭 과대에 따른 기술적 반등 이상의 의미를 부여할수 없다고 말했다. ◆미국 증시 '불안감' 여전 29일(현지시간) 미국 다우지수는 전날보다 447.49포인트(5.41%) 폭등한 8천711.88에 마감됐고 나스닥도 73.13포인트(5.79%) 치솟은 1천335.25를 나타냈다. 이는 기업 회계부정 여파로 주가가 단기간에 워낙 많이 떨어진데다 이제는 기업실적과 경기회복 여부가 증시 흐름을 결정할 것이라는 인식이 급속히 퍼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미국 증시가 바닥을 치고 반등했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여전히 회의적인 시각을 나타냈다. 브릿지증권 김경신 리서치담당 상무는 "아직 미국 증시가 안정을 찾았다고 판단하기에는 이르다"면서 "미 증시가 폭등한 것은 차트상으로 급락의 각도가 너무 가파랐기 때문에 기술적 반등을 한 것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LG투자증권 황창중 투자전략팀장도 "미 증시가 기업실적 개선이나 경제지표 호전 등 특별한 호재없이 급등했기 때문에 급락세에서 벗어났다고 보기는 어렵다"고해석했다. 반면 미 증시가 이제 바닥을 치고 향후 점진적인 상승세를 보일 것이라는 견해도 있었다. 대신증권 나민호 투자정보팀장은 "기업회계 불투명성이라는 대형 악재가 미국증시에 대부분 반영된 것으로 판단된다"면서 "따라서 추가적으로 급락할 가능성은크지 않다"고 내다봤다. ◆외국인 매수 여부가 변수 지난 15일부터 29일까지 10거래일째 '팔자'를 지속하면서 9천629억원을 순매도했던 외국인들이 이날은 순매수로 전환, 투자분위기를 달궜다. 외국인들의 매도세가 일단락됐다면 향후 우리 시장은 바닥다지기를 끝내고 상승국면으로 전환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외국인의 매수 여부가 철저하게 미국 증시 흐름에 연동하기때문에 이날 하루 순매수로 방향성을 점치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브릿지증권 김 상무는 "외국인들이 그동안 많이 팔았고 미 증시가 급등한 점을감안하면 오늘의 외국인 순매수 규모는 상대적으로 너무 적은 수준"이라면서 " 외국인이 매수로 돌아섰다고 단정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LG투자증권 황 팀장도 "외국인의 매도가 국내 증시에서 그동안 수급상 불균형을야기시켰다"면서 "외국인의 매도가 진정됐다고는 하지만 매수로 돌아섰다고 보는 것은 성급한 판단"이라고 경계했다. 이와함께 원-달러 환율이 최근 불안정한 흐름을 보이고 있는 것도 우리 증시에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달러화가 지속적으로 약세를 보일 경우 수출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는 당초 기대치를 충족하지 못할수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따라서 미 증시 움직임에 따라 종합지수는 단기적으로 700과 750선을 오가면서 등락을 거듭할 것으로 내다봤다. 코스닥시장은 56선을 지지선, 62선을저항선으로 움직일 것으로 예상했다. 브릿지증권 김 상무는 "지난 4월이후 20일 이동평균선이 계속 낮아지고 있다"면서 "750선에 매물이 많이 걸려 있기 때문에 돌파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LG투자증권 황 팀장은 "최근 700선을 잠깐 깨고 내려오기도 했지만 곧바로 회복했기 때문에 1차 지지선은 700이 될 것"이라면서 "그러나 미 증시가 추가 급락한다면 650선까지 밀릴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에따라 투자자들은 박스권을 설정한뒤 지수가 상단부에 이르면 매도하고 하단부로 떨어지면 매수하는 전략이 단기적으로 유효할 것이라는 조언이 많았다. 브릿지증권 김 상무는 "아직 미국 증시는 물론 국내 증시의 방향성이 결정되지않았기 때문에 철저히 단기적인 매매를 해야 할 것"이라면서 " 소형주나 개별종목보다 낙폭이 과도한 대형 우량주가 낫다"고 강조했다. (서울=연합뉴스) 전준상기자 chunj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