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공업계의 올해 임.단협 협상이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2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을 비롯한 대부분의 중공업체들의 경우 노사협상이 시작된 지난 4월께부터 지금까지 협상을 타결지은 곳이 거의 없는 가운데 지난달 두산중공업에 이어 일부에서 파업이 이어지는 등 난항을 거듭하고 있다. 삼호중공업 노사는 지난 5월 초부터 협상을 시작, 늦어도 여름 휴가(7월 마지막주) 전까지 타결을 짓는다는 방침이었으나 지난 23일 열린 19차 교섭에서 서로 의견차를 좁히지 못하고 노조가 협상 잠정 중단을 선언, `휴가전 타결'은 어렵게 됐다. 노사 양측은 현재 기본급 및 상여금 인상건 외에 노사동수 징계위원회 구성, 사용자단체 설립을 위한 실무위원회 구성, 해고자 복직, 작업중지권 신설 등의 안에대해 큰 의견차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협상 과정에서 노조는 지난 10일 파업 찬반투표 가결에 이어 12일부터 부분 파업에 들어가 현재까지 하루 평균 3-4시간씩 작업장별로 파업을 벌이고 있다. 사측 관계자는 "징계위원회 노사동수 구성 등 노조가 요구하는 사항들은 회사의고유권한인 인사.경영권을 침해하는 무리한 주장"이라며 "대내외 경영여건이 악화된상황에서 파업으로 생산차질까지 빚어져 막대한 추가손실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지난 5월 삼호중공업을 인수한 현대중공업의 경우 최근 노조 집행부의 `노조 창립일 기념품 구입 비리' 사건이 터지면서 임단협 협상과정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노조가 노조 창립기념일을 맞아 조합원들에게 나눠줄 선물을 구입하는 과정에서노조 사무국장이 납품업자로부터 수천만원을 받은 혐의가 경찰에 적발돼 지난 23일노조위원장을 비롯한 집행 간부들이 사퇴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 이에따라 노조는 곧 선거관리위원회를 구성, 새 집행부를 선출한 뒤 업무를 인수인계하기로 해 지난 4월말부터 진행돼 오던 임단협 협상도 현재 잠정적으로 중단된 상태다. 그러나 사퇴대상 인원과 사퇴 시기 등을 놓고 노조 집행간부와 대의원들간 큰의견차를 보이면서 선관위 구성도 늦어지고 있어 당장 새 집행부를 구성하는데만도상당기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회사측은 전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윤영기자 y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