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가격 오름세를 재료로 잘 나가던 주식시장이 전윤철 부총리겸 재경부 장관의 하이닉스반도체 매각 추진 발언으로 약세로 돌아서는 취약한 모습을 보였다. 이날 거래소 종합주가지수는 5포인트 하락세로 출발한뒤 곧바로 반짝 상승세로 돌아섰다가 다시 하락해 오전 한때 12포인트 이상 빠졌으나 오후들어 반도체 가격강세 소식이 전해지면서 낙폭을 줄이다 오후 12시46분께부터는 상승세를 보였다. 그러나 전윤철 부총리가 블룸버그와의 회견에서 하이닉스를 매각하겠다고 밝혔다는 뉴스가 전해지면서 투자심리가 급속히 냉각돼 오후 2시6분께 하락세로 반전, 9.41포인트 떨어진 783.52에 마감했다. 전 부총리는 "채권단이 하이닉스에 설비투자나 연구개발비 등 더 이상의 자금지원은 하지 않을 것 "이며 "도이치방크의 실사가 이달말께 끝나는대로 다시 매각을 추진하겠다" 말했다. 전 부총리의 이 발언 직전까지만해도 상한가에 올라있던 하이닉스는 바로 급락세를 타기 시작했고 이는 매수 기반이 취약한 시장 전반에 영향을 미쳐 지수 약세를 부추겼다. 하이닉스 주가는 '독자생존론'이 힘을 얻을땐 급등세를 탔으나 '매각론'이 부상하면 약세를 보인 패턴이 이날 그대로 반복됐다. 하이닉스는 급락세에서 회복. 결국 보합세로 끝나긴 했으나 투자자들은 전 부총리가 시장 심리에 큰 영향을 미치는 하이닉스 관련 발언을 장중에 터뜨림으로써 잘 오르던 주가가 꺾여 손해를 봤다며 불만을 표시했다. 저가메리트와 반도체 가격 상승세를 재료로 연일 하이닉스 주가가 급등해 '큰 재미'를 보고 있는 상황에서 전 부총리가 재를 뿌렸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에 대해 증권가 일각에서는 전 부총리의 발언은 원칙적인 것으로 새로운 사실이 없었으나 이날 하이닉스 급등락은 그동안 폭등으로 이익실현을 노리던 투자자들이 전 부총리의 발언을 매도 타이밍으로 잡은데 따른 것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대우증권 조재훈 투자정보팀장은 하이닉스가 그동안 '이상 급등' 현상을 보였던 데다 미국증시와 경제의 불안이 외국인의 현.선물 매도를 불러 시장을 압박한 것이주가하락의 근본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황성윤 증권거래소 시황분석팀장도 전 부총리의 발언이 하이닉스 주가에 영향을 미친 것은 사실이지만 그동안 너무 급등해 냉각기가 필요했다면서 시장 자체가 방향성을 찾지 못하고 헤맨 것은 국내 요인 보다 미국 증시와 경제의 불안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종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