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건설과 동부화재가 동부그룹의 아남반도체 인수를 위해 대규모 자금을 출자키로 한 것과 관련,시장은 곱지 않은 시각을 보내고 있다. 전문가들은 지배구조의 불투명성이 드러난 사례로 평가하면서 앞으로 추가 지원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하고 있다. 9일 동부그룹과 증권업계에 따르면 동부화재는 아남반도체에 5백억원을 출자하며 동부건설은 1백1백억원을 투자,앰코테크놀로지로부터 아남반도체 16.1%의 지분을 인수할 계획이다. 증권업계는 지난해 채권단의 협조융자(5천1백억원)에 기댈 정도로 자금사정이 나쁜 동부전자가 계열사의 지원으로 아남반도체를 인수함으로써 향후 반도체 업황에 따라 그룹 전체가 위험부담을 안게 됐다고 평가했다. 이날 한국투신증권과 현대증권이 동부화재에 대한 투자의견을 하향조정했다. 현대증권 조병문 연구원은 "동부화재의 출자결정은 기업지배구조의 취약함을 드러낸 것"이라며 "반도체산업의 특성과 아남반도체의 재무구조를 감안할 경우 추가 지원 가능성도 있다"며 투자의견을 '단기매수'에서 '시장수익률 수준'으로 낮췄다. 굿모닝증권 이창근 연구원(건설업 담당)도 "동부건설은 이같은 지배구조의 불투명성으로 시장에서 소외돼 왔다"며 "시장의 우려가 현실화된 데다 추가지원의 위험도 있는 만큼 투자대상으로 적절치 않다"고 평가했다. 다만 피인수되는 아남반도체의 경우 동부전자와의 제휴가 현재의 파운드리사업의 경쟁력을 중장기적으로 강화시킬 것으로 평가됐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