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金大中) 대통령과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총리간 1일 한일 정상회담은 성공적인 월드컵 공동개최를 바탕으로 양국간 협력관계를 한 차원 높게 발전시켜 나가기 위한 방안을 모색하는 '포스트월드컵' 정상회담이었다. 아울러 북한 경비정의 북방한계선(NLL) 침범 및 무력도발 사태라는 한반도 주변의 돌발상황에 대해 양국 정상이 공조방안을 논의했다는 점에도 의미를 부여할 수있다. 김 대통령은 그동안 대북정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북한에 대한 화해.협력과 함께 한.미.일 동맹을 중요한 축으로 설정해왔다는 점에서 한일 양국정상이 서해교전사태에 대한 논의를 했다는 것 자체가 적지않은 의미가 있다. ◇서해교전 사태 논의 우선 김 대통령은 1시간15분에 걸친 단독 및 확대정상회담에서 지난 29일 서해에서 발생한 북한의 무력도발 사태를 "명백한 정전협정 위반"이라면서 사태 발생 상황 및 우리 정부가 취한 조치에 대해 상세하게 설명했다. 서해교전 사태 직후 우리 정부가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열어 ▲군사정전위원회 소집을 통한 진상규명 및 사과 및 재발방지 요구 ▲대북 항의성명 발표 ▲ 재발방지를 위한 군사적 조치 등 단호한 대응책을 제시한 점을 설명했다. 이에 대해 고이즈미 총리는 이번 사태가 발생한데 대해 우려의 뜻을 표명하고 "한국측 사상자 가족들에게 진심으로 위로의 뜻을 표한다"고 말했다. 특히 고이즈미 총리는 이번 사태와 관련해 한국 정부가 취해온 입장에 대한 지지를 표명했다. 그러면서 양국 정상은 "냉정하게 대응하는 것이 필요하며 금번 사태로 한반도의긴장이 고조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데 인식을 같이했다. 양국 정상은 또 대북정책과 관련해 북한과의 대화 노력을 기울여 나가는데 있어한.미.일 3국이 긴밀히 공조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는데 인식을 같이했다. ◇`포스트 월드컵' 협력 김 대통령과 고이즈미 총리가 월드컵 공동개최로 조성된 양국간 우호협력 관계를 더욱 발전시켜 나가기로 하는 내용의 공동 메시지를 발표하는 등 `포스트 월드컵공조' 방안을 논의한 것도 의미있는 대목이다. 우선 양국 정상은 한일 월드컵이 양국 국민의 협력속에 성공적으로 개최한 것을평가하고 이러한 성과를 바탕으로 두나라 협력관계를 한 차원 높게 발전시켜 나가기로 의견을 모으고 이러한 내용을 담은 공동 메시지를 발표했다. 특히 양국 정상은 축구를 비롯한 스포츠와 청소년 교류를 확대하고 `2002년 한일 국민교류의 해'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기 위해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한국인에 대한 일본측의 항구적 비자문제에 대해 고이즈미 총리가 `성의있는 언급'을 한 것도 성과로 꼽을 수 있다. 회담에서 김 대통령이 "항구적 비자면제가 가능한 조기에 이뤄지기를 희망한다"는 뜻을 피력하자 고이즈미 총리는 "양국간 인적교류를 촉진시키기 위해 필요한 환경을 정비해 가면서 항구적 비자면제가 이뤄질 수 있도록 게속 협의해 나가겠다"고말했다. 나아가 김 대통령과 고이즈미 총리가 한일 자유무역협정(FTA) 체결문제를 구체적으로 검토해 나가기로 합의하고 오는 9-10일 서울에서 `한일 FTA 산.관.학 공동연구회' 1차회의를 개최하기로 합의한 것도 의미있는 대목이다. 이밖에 두 정상은 ▲제3차 한일 각료간담회의 연내 개최 및 제4차 한.일 고위경제협의회의 7월 16일 개최 ▲`한일 역사공동연구회'의 내실있는 운영 등에도 합의했다. 한편 고이즈미 총리는 이날 저녁 김 대통령과의 만찬이 새로 신축한 총리관저에서 외국 정상을 위한 최초의 공식만찬이 되도록 하는 등 김 대통령을 배려하는 모습을 보였다. (서울=연합뉴스) 이래운 정재용기자 jj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