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26일(이하 현지시간)월가의 예상대로 연방기금 금리를 1.75%로 유지시켰다. FRB 산하 공개시장위원회(FOMC)는 이틀간의 회의를 끝으로 10대 0 만장일치로 금리 유지를 결정했다. FOMC는 또 통화정책 기조를 `중립'으로 유지시킴으로써 조만간 금리 조정이 없을 것임을 예고했다. 이로써 FOMC는 올들어 네차례 연속 금리를 바꾸지 않았다. 연방기금 금리가 1.75%로 유지됨에 따라 시중은행이 우량기업에 적용하는 프라임레이트도 지난 65년 11월 이후 가장 낮은 4.75%로 유지된다. 전문가들은 미 경제가 성장 둔화와 인플레간에 `균형'이 유지되고 있다는 점을FOMC가 강조했음을 상기시키면서 따라서 연내 금리 인상이 없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월드콤 스캔들까지 터지면서 소비자신뢰가 급락했음을 상기시키면서 FRB가 또다시 금리를 내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FOMC 성명은 "미 경기가 계속 상승하고 있음을 지표들이 보여주고 있다"면서 그러나 "재고(를 늘리기 위한) 투자와 최종수요 증가세가 둔화됐다"고 지적했다. 성명은 "경기 회복의 강도가 여전히 불투명하다"고 지적했다. 성명은 그러나 "통화 정책의 장기 목표인 물가 안정과 지속적인 성장간의 균형이 유지되고 있는 것으로 판단한다"고 결론지었다. 이는 조만간 금리가 조정되지 않을 것임을 시사하는 것이다. 뉴욕 소재 디시젼 이코노믹스의 피에르 엘리스 수석연구원은 FOMC 성명이 미 증시 폭락을 언급하지 않은데 대해 "시장 상황에 비해 현재 나타나고 있는 현상이 더나쁜 것으로 판단하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즉 증시가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감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코네티컷주 그린위치 소재 그린위치 캐피털 마켓의 스테픈 스탠리 연구원은 "FRB가 미 경제를 긍정적으로 내다보고 있다"면서 그러나 현실은 "경제 지표는 견실하게 나오는데 반해 금융시장은 어둡기만 한 것으로 확연히 양분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금리가 유지됨으로써 저리 할부금융에 자극받아 주택 및 자동차 매입이 늘어날 것이라면서 이것이 경기 회복을 촉진시시키는 윤활유 역할을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메릴 린치의 제럴드 코언 연구원은 "금융 시장에 어두운 뉴스들이 많기는 하나 경제 기조가 아직은 탄탄해 보인다"면서 "산업 쪽의 활력이 유지되고 있으며 자본투자도 늘어나는 추세"임을 상기시켰다. 그러나 고용시장이 여전히 경색돼있으며 기업투자 증가도 충분치 않다는 점을 덧붙였다. 여기에 중동의 긴장과 인도-파키스탄간 갈등이 가라앉지 않고 있는 것도 미 경제에 부정적인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월드콤 사태가 FRB로 하여금 오히려 금리를 더 내리게 하는 계기를 제공할지 모른다는 분석도 나왔다. 와초비 증권의 존 실비아 연구원은 "인플레가 진정세를 유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금융 시장에 나쁜 변수들이 제기됨으로써 FRB가 금리를 더 내릴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프루덴셜 증권의 에드 야르데니 연구원도 "기업 회계조작 스캔들이 금융 시장에 매우 심각한 위기를 가져다주고 있다"면서 "이로 인해 소비자신뢰가 더 떨어지면 FRB가 통화 정책의 고삐를 더 늦추게될지 모른다"고 말했다. 그러나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FRB가 연내 금리를 계속 유지하지 않겠느냐고 내다봤다. 일부 관계자는 FRB가 빨라야 오는 9월 24일의 FOMC 회동 때 금리를 인상하지 않겠느냐고 전망했다. 그러나 다수의 관계자들은 연내 금리 인상이 힘들 것으로 내다봤다. (워싱턴 블룸버그=연합뉴스) jksu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