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외이사와 판공비 문제로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불명예 퇴진한 서울대 이기준 전 총장이 공대 교수로 학교에 복귀했다. 서울대는 27일 본부 인사위원회의 의결을 거쳐 이 전 총장을 공대 응용화학부교수로 특별채용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퇴진 한달여만에 교수직함을 되찾은 이 전 총장은 정년퇴직인 내년 8월까지 서울대 강단에 설 수 있게 됐다. 교육공무원법에 따르면 임기 4년을 채운 총장은 임기만료후 자동적으로 취임전의 자리로 복귀하지만 임기를 채우지 못하면 다시 임용절차를 거쳐야 학교로 돌아올수 있다. 지난 98년 11월 총장으로 선출된 이 전 총장은 사외이사 겸직과 연구비 미신고,판공비 과다지출 등의 문제로 학내외의 사퇴압력을 받아 지난달 9일 물러났다. 이 전 총장은 사표를 낸 직후 특채 신청서를 제출했고 본부측은 지난달 30일 인사위원회에서 이 문제를 결정할 예정이었지만 총장 퇴진을 요구하며 총장실 점거농성을 벌였던 총학생회장의 학사제명 문제 등으로 인한 부정적인 학내여론을 감안, 결정을 연기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대 공대 양영순 교무부학장은 "해당 학부 교수들도 모두 이 전 총장의 복귀에 찬성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이 전 총장이 맡게 될 강의는 오는 8월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대의 한 관계자는 "자녀 고액과외 문제로 지난 98년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물러난 선우중호 전 총장의 경우 사표를 내고 1년여의 기간을 거친 뒤 특별채용 형식으로 복귀했다"면서 "이에 비해 이 전 총장은 복귀시기가 너무 빨라 학내 일부에서 반발할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고일환 기자 koma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