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 와~~~~!" 월드컵축구 4강 진출이라는 또 한번의 기적을 일으킨 한국축구가 감격의 승리를목전에 두고 안도의 한숨과 함께 가슴을 쓸어내린 아찔한 순간이 있었다. 스페인과의 8강전 전,후반과 연장전을 무승부로 마감한 뒤 페널티킥으로 승부를 가려야만 하는 피를 말리는 상황에 접어들었을 때 선수들과 코칭스태프, 경기장에 모인 4만2천여 관중은 숨을 죽인 채 본부석 왼편 골문에 시선을 고정시켰다. 첫 키커로 나선 '태극전사'는 한국의 대표 골잡이 황선홍. 호흡을 가다듬은 황선홍은 오른 발로 상대 오른쪽 골문을 향해 강한 슛을 날렸으나 황선홍의 발을 떠난 피버노바는 이미 방향을 잡은 스페인 골키퍼 이케르 카시야스의 손에 걸렸다. 이 순간 관중들은 아쉬움의 탄식과 함께 고개를 떨구는 듯 했다. 그러나 이같은 우려도 잠시. 카시야스의 손에 걸렸던 볼은 순식간에 골라인을 지나 골라인을 보기좋게 통과, 그물을 흔들었고 선수들과 코칭스태프, '붉은' 관중들은 안도의 한숨과 함께 환호성을 질렀다. 그도 그럴것이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두차례 찾아온 페널티킥 기회를 모두 놓쳤던 악몽을 기억하기 때문이다. 미국과의 조별리그 경기에서는 붕대투혼을 펼쳤던 황선홍이 얻어낸 페널티킥을 이을용이 실축했고 이탈리아와의 16강전에서도 안정환이 상대 골키퍼에게 방향을 읽히는 바람에 의외로 쉽게 끝낼 수 있었던 경기를 연장으로 끌고 가야 했다. 결국 첫 키커인 황선홍의 슛이 어렵사리 골문을 통과한 한국은 박지성, 설기현,안정환, 홍명보 등 모든 키커들이 킥을 성공, 또 하나의 기적을 일궈냈다. 스페인의 4번째 키커인 호아퀸이 실축이 한국팀에게 4강 이라는 믿겨지지 않는 결과를 안겼지만 전국민을 아찔하게 만들었던 황선홍의 킥 역시 4강신화와 함께 두고두고 사람들의 머릿속에 짜릿했던 순간으로 남을 만 하다. (광주=연합뉴스) meola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