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구속된 대통령 차남 김홍업씨는 서울구치소 3층 13동 14호실에 수감됐다. 2.17평 크기의 이 방은 5년전인 지난 97년 당시 김영삼 대통령 차남 현철씨가수감된 방이어서 대통령 아들들의 기이한 인연이 새삼 화제로 떠올랐다. 특히 홍업씨의 동생 홍걸씨가 사용중인 10호실과 같은 복도를 끼고 불과 10m남짓 떨어진 곳이어서 근 20년간 따로 살았던 형제가 구치소에서 뜻하지 않게 한지붕 생활을 하게 된 셈이 됐다. 이런 점을 의식한 듯 서울구치소측은 불필요한 오해를 차단하기 위해 복도 중간에 칸막이를 설치, 두방을 완전히 분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법무부 관계자는 "홍업씨가 서울구치소에 수용된 것은 재판관할이 서울지법 본원인 경우 서울구치소에 수용토록 한 법무부 예규에 따른 것으로, 서울구치소가 시설구조상 신변보호가 용이한 점도 고려됐다"고 말했다. 홍업씨는 앞으로 구치소에서 TV시청,도서열람,신문구독,접견,서신 등 일반수용자와 동일한 처우를 받게 되며, 법무부측은 22일 아침 식사로 쌀과 보리가 섞인 밥과 야채된장국, 오징어젖갈무침, 배추김치 등이 제공된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이날 오후 7시20분께 서울구치소로 가기 위해 대검청사 로비에 다시모습을 나타낸 홍업씨는 취재진의 질문공세에 "죄송합니다"는 말 외에는 함구했다. 지난 19일 출두 당시만 해도 `혐의를 인정하느냐'는 질문에 "아니오"라고 대답했던 그는 당시의 결연한 모습은 사라진 채 다소 침울한 표정이었다. 호송차를 타기 위해 대검청사 현관을 빠져 나가던 홍업씨는 대학 동문이자 영화배우인 한지일씨가 갑자기 나타나 "홍업아!"라고 큰 소리로 부르자 "반갑다"며 부둥켜 안기도 했지만 이내 검찰직원에 의해 제지당했다. 홍업씨 변호인인 유제인 변호사는 이날 기자실을 방문, "현재까지 검찰이 발표한 내용과 홍업씨가 일부 돈 받은 사실을 시인하고 있는 이상 실질심사를 받을 실익이 없다고 판단했다"며 "홍업씨도 실질심사를 받으러 법원과 검찰을 오가는 일을 부담스러워했다"고 심사포기 배경을 설명했다. 한편 검찰은 당초 이날밤 8시께 홍업씨 구속영장을 집행할 계획이었으나 청와대측이 저녁 7시30분에 대통령의 대국민 사과성명이 발표된다는 소식을 접하고 집행시간을 7시20분으로 긴급히 조정했다. (서울=연합뉴스) 조계창 기자 phillif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