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팀이 16강에 진출하자 외국계 기업들의 월드컵 행보가 한층 빨라지고 있다. 한국 축구의 선전으로 후끈 달아오른 국내 월드컵 열기를 브랜드 인지도 제고로 연결하기 위해서다. 외국계 기업들은 남은 월드컵 기간중 국내 소비자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브랜드나 제품을 알리고 친근한 이미지를 심어주는 마케팅을 통해 '월드컵 효과'를 극대화하는데 총력전을 펴고 있다. 소니코리아 샤프전자 등 가전 메이커는 물론 시그램 페르노리카코리아(시바스리갈)등 주류 업체들은 브랜드 홍보와 월드컵 특수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스포츠의류 생산업체인 휠라코리아와 HP, SAP, 오라클 등 IT(정보기술) 기업들도 월드컵 수혜 업체들이다. 특히 한국HP는 한국 고객들을 대상으로 30여명의 '디지털 리포터'를 선발, 이들이 일본 월드컵 현장에서 직접 찍어오는 생생한 디지털 사진들을 자사 홈페이지에서 제공하고 있다. 또 이들 사진을 모아 전시하는 이벤트도 마련, 다른 제품군에 비해 알려지지 않은 디지털카메라 상품들의 인지도를 끌어올리고 있다. 월드컵을 공식 후원하는 업체들의 움직임도 활발하다. 경기장내 간판광고 등 '공식' 노출을 통한 효과가 그만큼 커졌기 때문이다. 후원 업체들은 월드컵 엠블렘을 공식 사용할 수 있고 경기장 안팎에서 '합법적'으로 다양한 제품 및 브랜드 이벤트를 펼칠 수 있다는 이점을 살려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 JVC코리아는 월드컵 경기장 내부에 'JVC코리아 부스'를 별도로 마련하고 축구 관람객들을 위한 특별 이벤트를 펼치고 있다. 고객들이 축구공을 부스 벽면의 반동을 이용, 농구 골대에 넣는 슈팅 장면을 디지털 캠코더에 담아 행사장에 마련된 대형 PDP TV를 통해 실시간으로 전달하는 'JVC 코너 킥' 행사로 관람객들의 이목을 붙들고 있다. 또 이달 말까지 'JVC와 함께 하는 2002 FIFA 월드컵 감동의 순간' 이벤트를 대대적으로 펼친다. 한국후지필름도 이달 말까지 LG강남타워 '업타운 다이너'에서 월드컵 관련 각종 포스터와 사진 영상자료 축구공 유니폼 등을 전시하는 'FIFA 월드컵TM 페스티벌'을 펼치고 있다. 행사장에서는 새로 출시한 즉석카메라로 관람객들에게 기념촬영을 해 주는 이벤트도 펼치는 등 신제품 홍보장으로도 활용하고 있다. 마스타카드는 이달 말까지 인천국제공항에 '마스타카드 킥-오프 센터'를 개설, 카드분실이나 도난신고, 인터넷 및 팩시밀리 이용, 호텔 렌터카 예약 및 여행정보 제공 등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최근 방한한 안드레 세쿨릭 마스타카드 아.태지역 사장은 "98년 프랑스 월드컵 개최후 프랑스에서 마스타카드의 인지도는 약 10%정도 상승했다"며 "한국에서도 다양한 마케팅 활동을 통해 그 이상의 인지도 제고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월드컵 공식 사이트를 운영하는 야후코리아는 강남역 부근에 노트북을 설치, 웹사이트를 소개하는 길거리 홍보 등에 나서는 한편 다른 포털들과는 차별화된 다양한 월드컵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 야후코리아는 "월드컵 열기 고조와 함께 관련 콘텐츠의 클릭수가 급증하고 있다"며 "월드컵 관련 페이지들의 특수에 힘입어 2분기 광고 수입이 1분기에 비해 20% 가량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송태형 기자 toughl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