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보안 요원들이 베이징의 한국대사관영사부에 진입한 탈북자들을 뒤쫓아와 강제연행한 뒤 이에 항의하는 영사관 직원들을 공안들이 무차별 폭행까지 해 한중간 외교문제로 비화되고 있다. 13일 오전 11시(현지시간)께 대사관 영사부 경내에 탈북자 원모(50대 중반)씨와아들 원모(15)군이 진입하는데 성공하자 중국 보안요원 2명이 영사부 경내에까지 뒤쫓아 들어와 아버지 원씨를 강제로 영사부 외곽 동문 경비초소로 연행했다. 영사부 동문은 비자 신청자들의 출입이 가장 빈번한 출입구다. 중국 공안이 불가침의 외국영토로 간주되는 외교 공관에 무단으로 침입한 것은지난 5월8일 선양(瀋陽)의 일본 영사관에서 탈북자인 장길수군 친척 5명을 끌어내외교적 파문을 일으킨 이후 이번이 두번째다. 원씨가 경비초소로 끌려가자 영사부 직원들은 보안 요원들의 영사부 진입에 항의하는 한편 원씨를 풀어줄 것을 요구하며 초소문을 막고 중국 공안 및 보안요원들과 물리적으로 대치했다. 이후 5시간만인 오후 4시께 공안들은 영사부 직원들과 현장 취재중이던 한국 기자들을 10분 동안 폭행한 뒤 원씨를 베이징시 공안국 소속 `京OB 06282' 번호판을단 봉고형 승합차에 태워 어디론가 끌고 갔다. 공안들의 무차별 폭력행사로 대사관의 변철환(邊哲煥) 서기관이 왼쪽다리가 10㎝가량 찢어지는 부상을 당했으며 박기준(朴基俊) 영사의 상하의가 모두 찢기고 영사부 현지 고용인인 정춘임(鄭春任)씨가 입술이 터지는 등 여러명이 부상했다. 공안들은 영사부 직원들과의 몸싸움 과정을 취재하던 한국 기자들에게도 주먹을휘두르고 발길질을 하는 등 이성을 잃은 행동을 보였다. 원씨는 함경북도 회령 출신의 보일러 기술자로 1997년께 가난에 못이겨 북한을탈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원씨는 현재 영사부에서 보호중인 아들 뿐 아니라 딸도 함께 데리고 북한을 탈출했으나 딸은 옌볜 조선족 자치주에서 인신매매단에 넘겨진 것으로 알려졌다. 원씨 아들은 북한에서 초등학교 3학년까지 다녔으며 부인은 북한에서 숨진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 정부는 현재 주중대사관을 통해 중국 공안의 조치가 외교공관의 불가침권에 대한 중대한 침해라고 중국 외교부에 강력히 항의하는 한편 연행된 원씨의 신병인도 등 원상회복을 요구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베이징=연합뉴스) 이상민 특파원 sml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