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마감] 금리 6.09% 사흘째 상승, "하방경직성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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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채 금리가 보합권 안에서 소폭 상승했다.
미국 채권 금리가 하락하고 국내 수입물가가 5개월만에 처음으로 하락한 것으로 나왔지만 주가 상승 등으로 금리 움직임은 보합권으로 제한됐다.
또 한국은행 박승 총재가 선제적 금리 인상 시사하고 외국계 투자은행이 금리가 바닥권에 도달했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내놓자 매수의지가 꺾였다. 금리스왑 레이트도 상승세를 이어가 스왑시장과 관련된 매수세를 기대하기도 어려웠다.
12일 증권업협회에 따르면 3년 만기 국고채권 2002-4호 수익률은 전날보다 0.01%포인트 오른 6.09%로 마감했다. 장 초반 6.05%수익률에 매도 호가가 나왔으나 곧장 6.07%로 되돌아왔으며 이후 6.08%선을 중심으로 횡보했다.
5년 만기 국고채권 2002-5호 수익률은 0.01%포인트 상승한 6.46%를 기록했다. 통안채 2년물은 전날과 같은 6.02%, 1년물은 0.01%포인트 상승한 5.45%를 기록했다.
회사채 수익률도 소폭 상승했다. 3년 만기 무보증 회사채 가운데 AA- 등급 수익률은 전날보다 0.01%포인트 상승한 6.88%, BBB- 등급 수익률은 0.01%포인트 상승한 10.82%로 마감했다.
국채 선물시장에서는 처음으로 9월물 거래량이 6월물 거래량을 앞질렀다. 9월물은 향후 금리가 상승할 것을 전망한 투자자들이 매도 주문을 내 전날보다 0.07포인트 하락한 104.15로 마감했다. 반면 6월물은 만기를 4영업일 앞두고 한쪽 방향으로 주문이 쏠리지 않아 전날과 같은 104.80을 기록했다.
거래는 9월물이 3만2,762계약, 6월물이 1만8,837계약 이뤄졌다. 국채 선물 시장에서 외국인이 534계약, 보험사가 514계약 순매수한 반면 은행은 434계약, 개인은 322계약 순매도했다.
이날 한국은행은 환매조건부채권(RP) 2일물을 매입해 시중에 6조원을 지원했다.
◆ 금리 바닥 근접 인식 확산 = 이날 시티살로먼스미스바니는 '주간 한국경제' 보고서에서 펀더멘털을 감안할 때 채권 시장 랠리가 장기화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전망했다.
시티SSB는 "국고 3년물 금리는 6.0%대 초반에서 되돌림할 것"이라며 "이번주는 6.00∼6.15%에서 등락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JP모건은 '한국시장 전망과 전략' 보고서에서 금리는 바닥에 가까워졌다며 포트폴리오의 듀레이션을 늘리지 말 것을 당부했다.
삼선선물의 최완석 과장은 "일부 매니저들은 금리가 추가 하락할 여지가 있다고 보고 있지만 대부분의 시장 참가자들은 최근 국고 3년 2002-1호 수익률이 5.99%를 찍고 올라온 이후 다시 하락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주식시장은 선물 옵션 동시 만기일을 무난히 넘긴 것으로 보여 모레부터는 완연한 상승세를 보일 가능성이 크다"며 "이 또한 금리 하락을 제한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한국은행 박승 총재는 이날 한국은행 창립 52주년 기념사에서 "올해 경제성장률이 6∼7%에 이르러 잠재성장률을 초과하고 물가상승, 자산가격 거품 등의 부작용들이 나타날 수 있다"며 "금리정책이 실물경제에 미치는 효과가 있음을 감안해 선제적 정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시장에서는 금리 추가 인상 가능성이 다시 제기됐으나 시장 관계자들은 최근 환율 하락으로 수입물가가 5개월만에 하락세로 돌아서는 등 인플레이션 걱정이 옅어져 당장 7월에 콜금리가 상향 조정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동원증권의 최형준 책임연구원은 "한국은행 총재의 발언이 금리의 하방경직성을 강화하겠지만 금리 인상이 당장 이뤄지지는 않을 것"이라며 "지금으로서는 7월에 금리가 인상될 가능성은 50% 이하"라고 말했다.
한경닷컴 양영권기자 heem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