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오후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서현동 모아파트 화재현장에서 숨진 채 발견된 이모(47.K대 교수)씨와 어머니 전모(72)씨는 친아들이자 손자인 대학생에 의해 살해된 뒤 불태워진 것으로 드러났다. 경기도 분당경찰서는 11일 오전 2시께 이모(23.S대 3년 휴학)씨로부터 범행일체를 자백받고 존속살인 혐의로 긴급체포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씨는 10일 오전 3시 30분께 집에 들어와 방안에서 잠을 자고 있던 아버지를 스키폴대에 묶은 흉기 2개로 수차례 찔러 살해한 뒤 비명소리를 듣고 거실로 나온 할머니를 다른 흉기로 찔러 잇따라 살해한 혐의다. 이씨는 범행후 서울 송파구 일대 주유소 3곳에서 휘발유 1리터씩을 구입, 집에 돌아와 아버지와 할머니 시체에 뿌려 불을 지른 뒤 범행에 사용한 흉기 등을 스키가 방에 담아 집근처 야산에 묻은 것으로 밝혀졌다. 이씨는 경찰에서 "명문대를 졸업한 아버지가 독선적으로 대해 오래전부터 반감이 있었다. 올 초부터 죽이고 싶은 마음이 들었는데 어제 밤에 집에 들어와 자는 모습을 보고 범행을 결심했다"고 말했다. 경찰 조사결과 이씨는 국내에서 고등학교 검정고시를 마친 뒤 캐나다 밴쿠버로 유학, 현지 전문대를 다니다 지난 2000년 국내 S대에 특례입학했으며 오는 20일 논산훈련소 입대를 앞두고 올초 휴학한 것으로 밝혀졌다. 또 이씨의 어머니(46)는 지난해 12월 이씨의 동생 2명의 유학생활을 뒷바라지 하러 미국으로 출국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10일 오후 화재가 발생한 이씨 집에서 숨진채 발견된 아버지와 할머니가 흉기에 찔린 상처가 있는 점, 집안에 뒤진 흔적이 없는 점 등을 수상히 여겨 이씨를 상대로 조사를 벌이다 범행일체를 자백받았다. (성남=연합뉴스) 김인유기자 hedgeho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