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다시 4년을 기다릴 수는 없다. 무조건 포르투갈을 넘어라" 10일 열린 미국과의 경기에서 1-1로 비겨 16강이 겨루는 결승토너먼트 진출의 순탄한 길을 벗어난 한국 축구대표팀이 사상 첫 16강행을 위해 오는 14일 포르투갈이라는 '높은 산'을 넘어야 한다. 미국전에서 사실상 16강행을 확정지을 수도 있었지만 티켓 1장을 차지하는 것이 역시 손쉬운 일이 아니었음을 절감한 채 잠시 야망을 접은 한국. 경기를 거듭할수록 어려운 상대를 꺾어야 하는 힘든 1차 여정의 마지막이기에 더이상 숨길 것도, 더이상 뒤에 남겨둘 것도 없이 온 힘을 쏟아 꼭 극복해야만 하는 숙명이다. 1승1무로 승점 4인 한국은 산술적으로 승점 3(1승1패)인 포르투갈과 비기기만 해도 자력으로 16강 티켓을 따내야 하지만 미국전 패배를 딛고 폴란드를 4-0으로 대파한 '우승후보' 포르투갈의 기세가 등등하다. 또 포르투갈에 패할 경우 미국이 폴란드에 패하면 골득실을 따져야 하지만 이런 상황까지 눈여겨볼 겨를도 없이 앞만 보고 달려야 한다. 더구나 포르투갈 역시 한국을 꺾어야만 하기에 보유한 화력을 모두 쏟아부을 예정이어서 보기드문 '혈전'이 될 것이 분명하다. 폴란드와의 경기에서 포르투갈은 미국전 때와는 완전히 다르게 화려한 개인기와 스피드를 선보이며 강호의 명성을 되찾았다. 포르투갈은 이날 경기에서 루이스 피구, 주앙 핀투, 세르지우 콘세이상으로 이어지는 공격형 미드필드 '삼각편대'와 최전방 공격수 파울레타의 플레이가 살아나면서 매서운 공격력을 보여줬다. 특히 핀투와 코스타에 의한 볼배급은 어느 방향으로 공격이 전개될 것인지를 전혀 예측할 수 없을 정도로 빠르고 정확하게 전개돼 폴란드 수비를 완전히 무너뜨렸다. 이처럼 포르투갈은 우승 후보다운 전력을 과시했지만 측면수비에서 불안감을 드러내 한국으로서는 이 점을 집중 공략, 16강 진출의 길을 뚫어야 한다. 오른쪽 풀백을 베투에서 프레샤우트로 교체한 포르투갈의 포백라인은 미국과의 경기에서와는 확실히 달라진 모습을 보여줬지만 좌우 사이드 풀백을 맡은 루이 조르제와 프레샤우트는 여러 차례 허점을 드러냈다. 수세때 상대의 공격이 중앙으로 집중될 경우 측면으로 빠르게 침투하는 공격수들을 마크하지 못하는 등 중앙에서 사이드로 공격방향이 순식간에 바뀔 경우의 대비책이 부족하다는 것. 수비수들이 대체로 몸싸움을 아끼거나 태클을 꺼린다는 점 또한 상대 공격수에게 쉽게 돌파를 허용하는 약점으로 볼 수 있다. 이에 따라 한국은 발빠른 측면 공격수를 활용, 측면을 집중 공략하고 지난 2경기에 활용하지 않은 플레이메이커를 활용, 공격의 방향을 빠르게 전환하는 대책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14일 오후 8시30분 인천문학월드컵경기장. 이곳에서 한국 대표팀이 강력한 압박 수비와 투지, 그리고 그동안 잉글랜드, 프랑스 등 강호들과의 싸움에서 얻은 자신감을 바탕으로 폴란드전에 이어 또 한번의 승전고를 울려주기를 국민은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대구=연합뉴스) ct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