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한반도문제 전문가인 로버트 스칼라피노(82) UC(캘리포니아대)버클리 명예교수는 작년 6월 제주도 평화포럼 참석차방한했을 때 자신의 제자(former student)였던 최규선 씨가 이회창(李會昌) 당시 한나라당 총재(현 대통령후보) 측근을 통해 이 후보와 간접 접촉했을 가능성을 시사했다. 스칼라피노 교수는 지난 14일 최 씨 변호인 강호성 변호사에 보낸 서한에서 "최씨가 자신과 이 전총재의 만남을 주선했다"고 밝힌 것에 대한 연합뉴스의 재확인 요청에 28일(한국시간 29일) 이러한 내용의 전자메일 답신을 보내왔다. 스칼라피노 교수는 "제주도 회의(포럼) 이전에도 여러 차례 이 후보를 만난 적이 있다"면서 "제주도 회의의 경우 최 씨가 이 후보 측근이나 참모를 통해 이 후보와 접촉했을지 모른다(Mr. Choi may have contacted Lee through an associate or assistant)"고 밝혔다. 그러나 스칼라피노 교수는 "정확한 상황은 더 기억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그의 이런 답신은 자신이 최 씨 변호인에 보낸 서한에서 "최 씨 주선으로 이 후보를 만났다"고 밝힌 입장에서 한발짝 물러선 것으로 최 씨와 이 후보 간의 '직접접촉' 여부 공방에 휩쓸리지 않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이 후보의 측근 인사로 알려진 유승민 전 여의도연구소장은 지난 17일 "최 씨가 작년 6월경 전화를 걸어 스칼라피노 교수의 이 총재 면담 희망을 전한 것은 사실이나 나는 총재에게 최씨의 면담 주선 사실은 보고하지 않았다"고 밝힌 바 있다. 스칼라피노 교수는 또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에 대해서도 "1973년 도쿄(東京)에 망명 중 일때 처음 만난 이후 김 대통령을 여러 차례 만났다"고 회고했다. 스칼라피노 교수는 최 씨 혐의에 대해 "아는 바가 없으나 이미 서한에서 밝힌 대로 이 문제는 한국법에 따라 처리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스칼라피노 교수는 연합뉴스의 확인 요청이 이달 중순에 있었으나 (중국 특강 등으로)최근 몇주간 버클리대를 떠나 있었기 때문에 답신이 늦어졌다고 밝혔다.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권오연 특파원 coowon@ao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