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정부는 사나나 구스마오 동티모르 초대 대통령의 집권 후 첫 외국 방문을 연기시켰다고 자카르타 포스트가 29일 보도했다. 마르티 나탈레가와 외무부 대변인은 28일 구스마오 대통령을 공식 방문이 아닌국빈 방문 형식으로 영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해 출국을 연기토록 동티모르정부에 요청했다고 밝혔다. 그는 "국빈방문 성사를 위해서는 더 많은 준비 시간이 필요하다. 양측이 상호편리한 시기에 양국 정상 회담이 이뤄질 수 있도록 이번 방문을 늦춰 줄 것을 통보했다"고 밝혔다. 외무부는 동티모르 독립선포 후 이틀만인 지난 22일 구스마오 대통령이 이틀 간자카르타를 공식 방문해 메가와티 수카르노푸트리 대통령과 회담하기를 희망한다는내용의 외교문서를 접수했다. 인도네시아의 구스마오 대통령 방문 연기 결정은 의전 격상을 명분으로 내세운외무부의 발표에도 불구, 실제로는 동티모르와 급격한 관계발전에 부정적인 입장을보이고 있는 정치권의 반발을 의식한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악바르 탄중 국회의장과 아민 라이스 국민협의회 의장을 비롯한 각계 정파 지도자들은 양국 간 미해결 현안이 산적해 있다는 이유로 메가와티 대통령의 지난 20일동티모르 독립선포식 참가를 강력 반대했다. 국회 제 1분과위원회는 인도네시아의 27번 째 주에서 이탈해 독립국가를 건설한동티모르에 대한 국민적 여론이 좋지 않은 현실을 무시한 채 방문을 강행한 것과 관련해 메가와티 대통령을 조만간 소환, 해명을 요구할 방침이다. 제 1분과 위원회 소속의 야스릴 아난타 바하루딘 의원은 "국회는 대통령에게 동티모르에 가지 말 것을 충고했기 때문에 소환 요구는 자연스러운 것이다. 30일 국회의장 앞으로 대통령 소환장 발부를 공식 요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자카르타=연합뉴스) 황대일특파원 hadi@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