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간사이(關西)공항에 도착한 잉글랜드를 끝으로 일본에 훈련캠프를 차리는 23개팀이 모두 입국을 마치면서 일본내 월드컵 열기도 한층 고조되고 있다. 그러나 각 팀을 유치한 지자체에서는 갑작스런 일정 변경과 행사 취소로 크게 실망하는 곳이 있는가 하면 예상보다 훨씬 협력을 잘해줘 활발한 교류가 이루어지고 있는 지자체가 있는 등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이날 아침 미에(三重)현 우에노(上野)의 연습장에서 열린 남아프리카공화국 선수들의 사인회에는 초등학생 300여명이 몰리는 등 대성황을 이뤘다. 선수들은 전날 도착해 여독이 풀리지 않았음에도 피곤한 기색을 보이지 않고 모든 어린이에게 일일이 사인을 해줬다. 이를 지켜보던 우에노시 공무원은 "남아공 선수들은 팬에 대한 배려가 깊다"며 "유치하길 잘 했다"고 뛸듯이 기뻐했다. 멕시코가 연습을 공개해줄지 마음을 졸이던 후쿠이(福井)현 미쿠니(三國)도 막상 두껑을 열어보니 너무나 싱겁게 'OK'사인을 받았다. 많은 주민들이 아주 가까이에서 세계 수준의 플레이를 볼 수 있었고 선수들은 싫은 기색 하나 없이 사인과 사진촬영에 응해, 오히려 주민들사이에서 "이렇게 경비가 허술해서 되겠느냐"는 목소리가 나올 정도. 담당자 또한 "말을 자주 바꿔 협상에 어려움이 있기는 하지만 너무나 친근해서 금세 잊어버린다"며 만족해했다. 반면에 월드컵담당과장이 자살하는 사태가 벌어졌던 시즈오카(靜岡)현 후지에다(藤枝)시 공무원은 "세네갈이 일정을 자주 변경하는데다 선수들 요구가 까다로워 24시간 내내 대기해야 했다"며 그간의 마음고생을 털어놓기도. 한편 일정을 변경하고 약속을 취소하는 경우도 눈에 띄었다. 이탈리아는 센다이(仙臺)시민이 학수고대했던 공개연습을 취소해 불만을 샀으며, 우루과이는 일본프로축구(J리그) 2부팀 알비렉스 니가타(新潟)와의 친선경기를 돌연 취소해 니가타측이 입장료를 환불하느라 진땀을 흘리기도 했다. 이에 따라 알비렉스 니가타는 우루과이에 위약금을 청구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교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