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지난 2월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한·칠레 자유무역협정(FTA)' 고위급 회의에서 사과와 배를 관세 철폐 대상에서 제외하는 내용의 6차 양허안을 칠레 정부에 전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 관세철폐 유예품목을 당초의 3백50여개에서 1백여개 품목으로 크게 줄이고 포도의 경우 한국의 수확기엔 현행 관세를 적용하고 비수확기엔 관세를 물리지 않는 '계절 관세' 부과방안을 제안했다. 칠레 정부는 이에 대해 사과와 배를 양허(관세 철폐) 대상에서 제외할 수 없다는 강경 입장을 고수,한국의 양보가 없는 한 '한·칠레 FTA' 협상은 최종 결렬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오스발도 로살레스 칠레 외교부 국제경제관계 담당 차관보는 23일(현지 시간) "한국의 양허안에는 여전히 개선해야 할 여지가 많다"며 "만족할 만한 제안이 나올 때까지 5년이든 7년이든 기다리겠다"고 말했다. 한·칠레 양국은 한국의 6차 양허안에 대한 칠레 정부의 답변서를 바탕으로 다음달 로스앤젤레스에서 비공식 협의를 가질 예정이다. 한편 정부는 이기호 청와대 경제사회특보를 내달중 칠레로 파견,한국측 양허안을 수용토록 설득하는 방안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산티아고(칠레)=정한영 기자 c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