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의 일본법인인 LG재팬은 앞으로 일본시장에서 판매하는 모든 가전제품의 디자인을 일본 전문회사에 맡기기로 했다. 일본 소비자들의 취향과 주택사정에 맞는 제품을 만들어 보다 효율적으로 시장을 파고 들겠다는 현지밀착 마케팅전략의 일환이다. LG는 이를 위해 최근 대일본잉크화학의 자회사인 딕 컬러 앤 디자인 및 공업디자인 지오 등 4개 일본회사와 업무계약을 체결했다. LG는 이에 앞서 디자인을 외부에 위탁해 만든 본체와 호스가 반투명으로 된 청소기를 개발해 이미 판매에 착수했다. 또 신모델 개발 작업을 진행중인 독신자용 소형냉장고 에어컨 제습기 등의 디자인도 외부에 맡긴 상태다. LG는 내년부터 위탁 생산 대상품목을 점차 확대해 오는 2005년까지는 일본 시장에서 판매되는 모든 가전제품을 비롯 AV(오디오비디오)기기와 PDP(벽걸이)TV 등 고부가 제품의 디자인도 일본업체에 맡길 계획이다. 도쿄에 있는 자사의 디자인연구소는 서울 본사와 일본 디자인전문회사들의 교량 역할을 맡는 것으로 업무를 특화하기로 했다. LG의 디자인 전략 전환은 일본시장의 판로 확대를 위해 현지소비자들의 입맛과 주거환경에 맞는 제품을 만들어 고가에 팔기 위한 포석으로 해석되고 있다. 이 회사는 일본 시장에 상륙한 초기부터 최근까지 저가전략을 적극적으로 전개해 소형냉장고의 경우 15%의 점유율을 확보하는 등 성공적인 성과를 올린 것으로 평가받아 왔다. 그러나 최근 들어 시장을 급격히 파고들고 있는 중국산 저가제품을 따돌리기 위해서는 제품 이미지를 획기적으로 높일 필요가 있다고 판단해 디자인 전략을 근본적으로 바꾼 것으로 풀이된다. LG전자의 일본시장 매출액은 지난해 1백69억엔을 기록해 3년전에 비해 2.3배 규모로 늘었다. LG전자는 오는 2005년까지 일본시장매출규모를 4백50억엔선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도쿄=양승득 특파원 yangs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