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버트 졸릭 미국 무역대표는 21일 유럽연합(EU)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철강 세이프가드와 농업보조금 대폭증액 조치를고수할 것이라고 밝혔다. 졸릭 대표는 이날 EU의 파스칼 라미 무역담당위원과 가진 위성 대담에서 철강세이프가드와 농업보조금 증액이 세계무역기구(WTO) 틀 안에서 이뤄진 `합법적인 조치'라면서 이렇게 강조했다. 대담은 세계경제포럼의 일환으로 이뤄졌다. 그는 WTO 규정에 따라 EU가 연간 600억달러까지 농업보조금을 지급할 수 있는데비해 미국에는 191억달러까지 밖에 허용이 안됐다면서 "이 문제에서 미국은 출발부터 3대 1의 열세에 놓여있다"고 주장했다. 졸릭 대표는 미 의회가 이 상한선까지만농업보조금을 늘리도록 이번에 승인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농업보조금을 향후 10년간 1천735억달러로 70% 증액토록 한 법안에 갓 서명했다. 졸릭 대표는 철강 세이프가드에 대해 미-EU간에 마찰이 빚어지고 있음을 상기시키면서 "양측이 중립적인 중재자를 통해 문제를 해결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미국이 (철강 세이프가드 문제를) 재협상할 용의가 있다"면서 그러나 "미국이 뒤로물러나거나 국익을 추구해서는 안된다고 판단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생각을 바꿔야할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이 철강 세이프가드를 발동하자 EU도 자체 세이프가드를 채택했으며 미국의조치로 피해보게된 아시아국 등도 자체 보복 조치를 강구하는 등 다각적인 통상 마찰이 이어지고 있다. 라미 위원은 미국의 철강 세이프가드와 농업보조금 증액이 오는 11월의 미 중간선거를 의식한 다분히 정치적인 조치라고 비난했다. 그는 농업보조금을 대폭 늘리기로 한 것이 미국도 지지한 바 있는 WTO 도하 각료회담 합의에 위배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미국의 농업보조금 증액이 농업 개혁을 위한 EU의 `공동농업정책'(CAP)도 어렵게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라미 위원은 신속한 무역협상권을 대통령에게 부여하는 `신속처리권'이 뉴라운드 출범을 위한 "매우 중요한 발판"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그러나 부시 대통령이 신속처리권을 확보하기 위해 의회에 철강 세이프가드와 농업보조금 증액으로 `양보'한 것으로 보인다고 비판했다. 라미 위원은 "(미 대통령이) 신속처리권을 얻기위해 이처럼 비싼 대가를 (EU에) 요구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워싱턴 AFP=연합뉴스) jksu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