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은 쿠바에 대한 강경정책을 계속함으로써 마이애미에 있는 쿠바 망명자들로 하여금 망명이 받아들여진데 대해 감사하도록 하는 얄팍한 수를 쓰고 있다고 리카르도 알라르콘 쿠바 의회 의장이 20일 비난했다. 알라르콘은 40년에 걸친 쿠바에 대한 금수조치를 계속 지지하겠다는 부시 대통령의 연설은 망명자들이 부시 자신과 플로리다 주지사 재선에 나선 동생 젭을 지원해준데 대한 "감사와 고마움의 표시"라고 말했다. 알라르콘은 쿠바가 내년에 선거를 실시해야 한다는 부시 대통령의 주장을 말썽많았던 2000년 대통령 선거결과에 빗대 "마이애미로 가려면 뻔뻔스러워야 하며 깨끗하고 솔직한 선거라고 말해야 한다"고 조롱했다. 그러나 부시에 대한 공격을 제외하면 쿠바정책에 관한 부시대통령의 이날 연설에 대한 쿠바측 반응에 새로운 것은 없었으며 이날 저녁 쿠바정부의 TV프로그램에서도 공식적인 반응은 없었다. 쿠바측의 공식반응은 아마도 나중에 있을 피델 카스트로 대통령의 연설에서 나올 것으로 보인다. 한편 워싱턴에서 부시대통령의 연설을 들은 쿠바의 주요 반체제인사들은 쿠바에대한 미국의 금수조치 계속이 민주적 개방을 추진하려는 자신들의 노력을 해칠 수있다는 반응을 보였다. 5년 형기를 2개월 남겨놓고 이달초 감옥에서 석방된 블리디미로 로카는 "변화가있어야 하지만 변화는 양쪽 모두에서 일어나야 한다"고 말했다. 로카는 "대화와 협상, 그리고 화해"가 강경정책보다 더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면서 "양국의 대립은 민주주의로의 진전에 대한 우리의 희망을 해칠 수 있다"고 말했다. (하바나 AP=연합뉴스) lh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