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부인 이희호 여사가 변호인을 통해 아들 홍걸씨에게 성경잡지와 갈아입을 옷가지를 챙겨 보내는 등 남모르게 뒷바라지를 하고 있는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홍걸씨 변호를 맡고 있는 조석현 변호사는 17일 밤 서울지검 기자실을 방문, 홍걸씨가 영장실질심사 포기의사를 밝혔다는 사실을 전달하는 기회에 이같은 '비화'를 털어놓았다. 그는 "홍걸씨를 접견하러 검찰청사에 들어올 때마다 이 여사를 보좌하는 비서관측과 통화하면서 '식사 잘해라.건강하라'며 이 여사가 아들에게 전하는 당부의 말을 전달받았고 이를 그대로 홍걸씨에게도 얘기해 주었다"고 말했다. 조 변호사는 "이 여사는 측근을 통해 홍걸씨에게 보낼 와이셔츠와 속옷, 홍걸씨가 조사 도중 틈틈이 읽을 수 있도록 '생명의 삶'이라는 성경잡지도 보내왔다"고 덧붙였다. 이 여사가 아들에게 보낸 '생명의 삶'은 성경을 구성하고 있는 각 복음서를 월간 잡지 형태로 편집, 해설을 곁들여 매일 일정 분량을 읽을 수 있도록 만든 신앙서적으로 홍걸씨가 받은 5월호는 누가복음편 13∼21장을 담고 있다. 홍걸씨는 강도높은 조사를 받으면서도 휴식시간마다 이 책을 꺼내들고 숙독하며 이번 일로 물의를 일으킨데 깊이 반성하고 있다고 조 변호사는 전했다. 그는 "이 여사는 홍걸씨에게 절대적인 영향력을 가진 존재인 것 같다"며 "영장심사 포기도 홍걸씨가 성경잡지를 보내온 어머니의 의중을 헤아려 결정한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조계창 기자 phillif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