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거래소와 코스닥증권시장은 16일 5백30개사 상장기업과 4백90개 등록기업 등 모두 1천20개 12월 결산법인의 올해 1.4분기 실적을 집계.발표했다. 보고서를 제출하지 않은 곳등 지난해 1분기 실적과 비교가 불가능한 기업은 제외됐다. 1분기 실적 특징과 실적특이기업을 정리한다. -------------------------------------------------------------- 올 1·4분기 상장기업들은 1천원어치를 팔아 86원의 이익을 남겼다. 83원을 남겼던 작년 1분기보다 장사를 잘한 셈이다. 매출이 소폭 감소한 반면 순이익은 급증,영업(장사)보다는 영업 외적인 부분에서 수익성을 호전시켰다. 외환위기 이후 지속적인 구조조정을 실시,차입금과 이자비용이 줄어든 데다 외형보다는 실속을 챙기는 수익성 중시의 경영풍토가 자리잡았기 때문이다. 여기에 반도체 가격이 상승세를 타는 등 경기가 회복세로 접어들었고 기업들의 환리스크 관리로 작년 1분기의 외환손실에서 올 1분기에는 외환손익으로 돌아선 것도 수익성 개선의 요인으로 꼽힌다. ◆내실경영으로 수익성 개선=상장사들이 재무구조 안정을 바탕으로 '내실경영'을 한 것으로 분석됐다. 저금리에 따른 금융업체의 매출감소와 기업 구조조정에 의한 분사 등으로 매출은 줄었지만 순이익은 대폭 증가한 것이 이를 반영한다. 금융업체(15개)를 제외한 5백15개 제조업체의 매출액 영업이익률이 8.57%로 작년 같은 기간(8.30%)보다 0.27%포인트 높아졌다. 작년엔 1천원어치를 팔아 83원을 벌었는데 올해는 86원으로 3원을 더 벌었다는 얘기다. 영업을 통한 수익구조가 그만큼 좋아졌다는 의미다. 매출액 대비 경상이익률은 3.96%에서 8.88%로 4.93%포인트나 높아졌다. 저금리와 환율안정,구조조정 효과 등으로 이자비용과 환차손이 줄었고 주가상승으로 보유중인 유가증권 평가이익이 늘어난 점이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주요 그룹 모두 흑자 기록=전체 업종과 11개 주요 그룹의 실적이 사상 처음으로 모두 흑자를 냈다. 18개 업종 중 섬유·의복은 9백73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해 작년 동기보다 9백13.34%나 증가했다. 반도체 가격 회복에 힘입어 전기전자업종도 2조5천3백87억원의 순이익을 올려 1백83.93%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출자총액제한 기업집단 19곳 중 공기업을 뺀 11개 그룹도 사상 최초로 모두 흑자를 기록했다. 한진 현대 금호 현대중공업 한화그룹이 흑자로 전환됐다. 이들 11개 그룹의 순이익은 작년동기보다 1백29.67% 증가한 4조2천7백19억원을 기록했다. 순이익 증가율(1백65.21%)은 LG그룹이,매출액 증가율(13.01%)은 현대자동차그룹이 가장 높았다. 순이익 규모는 삼성그룹이 2조2천4백68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현대차(8천1백76억원) SK(7천3백87억원) LG(1천4백21억원)가 뒤를 이었다. 삼성전자가 9조9천3백4억원의 매출을 기록해 같은 계열사인 삼성물산(8조5천3백61억원)을 제치고 매출액 1위 기업에 올라 눈길을 끌었다. 삼성전자는 매출 영업이익 경상이익 순이익 부문에서 모두 1위에 올라 국내 최고기업임을 보여줬다. 이건호 기자 leek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