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친수비는 맞불작전으로 허문다' 한국축구대표팀이 월드컵 본선에서 맞붙는 팀들의 견고하고 거친 수비라인을 똑같이 터프한 플레이로 뚫는다는 계획을 세웠다. 유럽팀인 폴란드와 포르투갈의 수비수들이 몸싸움에 능하고 상대 공격수를 옥죄는 거친 플레이를 펼친다는 것은 알려진 사실. 특히 월드컵 첫 승과 16강 진출을 위해 넘어야 할 폴란드의 중앙 수비수 토마시하이토(샬케 04)의 경우 독일프로축구 분데스리가 98-99년 시즌 '반칙왕'에 오를 만큼 악명이 높은 선수로 최근 루마니아와의 평가전에서도 예의 사나운 수비를 선보였다. 따라서 이 같은 플레이에 자칫 주눅이 들다보면 득점루트를 찾지 못하는 등 게임을 제대로 풀지 못할 우려가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그러나 거스 히딩크 대표팀 감독은 지금으로서는 걱정할 게 하나도 없다는 입장이다. 히딩크 감독은 그 동안 강도높은 체력훈련을 통해 누구에게도 처지지 않을 왕성한 체력과 1대 1 몸싸움 능력을 배양했기 때문에 '이열치열'의 맞불을 놓으면 된다는 것이다. 실제 대부분의 선수들은 최근 잇따라 열린 '셔틀 런(20m 왕복 달리기)' 테스트에서 기준치인 120회를 넘어서는 등 체력이 최고점에 이르렀고 얌전한 플레이는 경기를 주도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히딩크 감독의 주문에 따라 반칙도 서슴지 않을 저돌적 파이터로 나설 채비를 한 상태다. 히딩크 감독은 여기에 한국의 장기인 빠른 측면 돌파에 예리한 스루패스가 곁들여지면 장신이 즐비한 상대 수비라인을 무력화시킬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때문에 오는 16일 부산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릴 스코틀랜드와의 평가전은 스타일이 비슷한 유럽팀과의 승부라는 점에서 맞불을 놓는 정공법이 통할 지 여부를 측정할 좋은 기회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히딩크 감독은 "폴란드 등의 수비진이 거칠고 힘도 좋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며 "그러나 우리도 전혀 뒤질게 없기 때문에 공략하는 데 큰 문제는 없다고 본다"고 여유를 보였다. (서귀포=연합뉴스) 박재천기자 jcpar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