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규선 게이트' 연루 사실이 드러난 김희완 전서울시 부시장의 행적이 갈수록 석연찮아 의혹이 증폭되고 있다. 타이거풀스 대표 송재빈씨와 최씨를 연결해준 사실이 알려지면서 사건 초기부터 '최 게이트'의 핵심인물 중 한명으로 꼽혀온 김씨가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측의금품수수설 제보자일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유력시되고 있다. 송씨는 `최씨가 윤여준 의원을 통해 이 전 총재에게 2억5천만원을 건넸다'는 설의원 주장과 관련, 최근 검찰에서 "최씨로부터 `한나라당에 보험을 들어뒀다'는 말을 들었고, 김희완씨도 `최씨가 윤 의원을 통해 방미 경비로 20만달러를 줬다'고 말했다"고 진술했다. 대통령 3남 김홍걸씨의 동서 황인돈씨도 "최씨에게서 `이 총재의 아들 정연씨와 e메일을 주고 받는 사이이며 곧 한나라당 국제특보로 갈 것 같다'는 말을 들었다"고주장했다. 설 의원이 지난 4일 "최씨가 한나라당에 돈을 준 사실을 송재빈씨와 황인돈씨도 알고 있다"고 말한 점과 연결지어 보면 김희완씨가 제보자일 가능성이 높다는 추론이 가능하다. 일부에선 최씨가 돈을 보낸 뒤 한나라당 관계자와 통화하면서 대화내용을 녹음했는데, 이 테이프를 당시 함께 있던 김씨가 보관하고 있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김씨가 이 테이프를 자신의 구명수단으로 쓰려고 했다는 주장도 있다. 실제 제보자가 김씨라는 보도까지 나왔지만 설 의원은 제보자의 신원에 대해 `최씨 측근'이라고만 밝히고 있으며, 검찰도 설 의원이 제보자를 정확히 밝히지 않아 알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런 가운데 김씨가 검찰 소환을 통보받고 청와대와 검찰에 구명로비를 벌였다는 의혹도 날로 증폭되고 있다. 김씨는 최씨와 짜고 서울 강남의 C병원에 대한 약품리베이트 비리수사 무마 명목으로 1억5천만원 및 벤처회사 주식 14만주를 받은 혐의로 체포영장이 발부돼 있지만 20여일이 지나도록 행방이 묘연하다. 검찰이 전담반까지 꾸려 검거에 나섰지만 별다른 성과를 올리지 못하자 일각에선 `안잡나 못잡나'며 검찰에 곱지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김씨는 신분노출의 위험성이 큰데도 버젓이 택시를 타고 다니는가 하면 강남 모술집에도 들르는 등 대담한 도피생활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는 재작년 홍걸씨와 최씨가 유상부 포스코 회장, 이전영 포스텍기술투자 사장을 잇따라 만날 때도 동석하는 등 `약방에 감초'처럼 주요 장면 마다 빠짐없이 등장한다. 김씨 검거 여부가 체육복표 사업자 선정 로비의혹 등 최씨와 홍걸씨의 이권개입및 이 전 총재의 금품수수설에 대한 검찰수사의 성패를 좌우할 분수령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서울=연합뉴스) 공병설 기자 ko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