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중국은 30년전 리처드 M. 닉슨 당시 미국 대통령의 상하이 방문 때와 똑같이 대만 문제를 비롯한 많은 부분에서 이견을 보이고 있지만, 미국은 중국과 결코 "불필요한 분쟁" 관계를 맺어서는 안된다고 헨리 키신저 전(前) 국가안보담당 보좌관이 15일 밝혔다. 키신저 전 보좌관은 미-중간 `상하이 코뮈니케' 체결 3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상하이 진장 호텔에서 열린 한 기념식에 참석해 이 같이 말하고, 중국을 미국 국가이해관계에 대한 위협으로 간주해 대중 강경 입장을 촉구하는 자국인들을 비난했다. 그는 "중국과의 대립을 국가 전략화할 수 있는 것으로 믿고 있는 사람들은 현재는 물론 예견 가능한 미래 국제 체제의 역동성을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이라고 비난하고, "우리는 현재 비상한 기회를 맞고 있으며 이를 불필요한 분쟁으로 허비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이날 기념식이 열린 진장 호텔은 30년전인 1972년 키신저 보좌관이 닉슨 대통령을 수행해 이곳을 방문, 당시 주은라이(周恩來) 중국 국가 주석과 `상하이 코뮈니케'를 논의했던 장소다. 상하이 코뮈니케는 냉전 당사국이었던 미국과 중국간 경제.외교.문화 접촉 증진을 촉구한 것이다. 당시 미국 대통령으로는 처음이었던 닉슨 대통령의 중국 방문은양국 관계의 해빙을 가져와 1979년 공식 수교의 발판이 됐다. 미국과 중국 관계는 최근 몇년동안 ▲막대한 중국측의 대미 무역 흑자 ▲미국의 국가 미사일 방어체제 구축 계획 ▲지난해 미 해군 정찰기 억류 등으로 불안정한 모습을 보였지만 키신저 전 보좌관은 수십억달러에 이르는 두나라간 무역 및 투자 규모를 지적하면서, 30년전 외교적 노력이 자신이 기대한 것보다 더 큰 성공을 거뒀다고 평가했다. 그는 "만일 누군가 당시 이 일이 가능할 것이라고 얘기했다면 환상으로 여져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밖에 `상하이 코뮈니케'가 양측의 이견도 그대로 수록했던 훌륭한 외교적 산물이었다고 자평했다. 키신저 전 보좌관은 현재 중국에 대규모로 투자하고 있는 대기업 등을 위한 기업 컨설턴트로 활동하고 있다. 이날 기념식에는 미국과 중국의 관리들이 참석했다. (상하이 AP=연합뉴스) ciw@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