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사상최악의 침체를 겪었던 전세계 반도체업계가 과잉설비와 경기전반의 회복둔화로 올해도 기대에 못미치는 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10일 세계적인 신용평가기관인 스탠더드 앤 푸어스(S&P)에 따르면 올해 D램을비롯해 플래시메모리, S램 등 전세계 메모리반도체의 총 매출규모는 270억달러로 지난해와 거의 같은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됐다. 항목별로는 주로 PC에 이용되는 D램의 경우 지난 2000년에는 290억달러에 달했으나 지난해 110억달러로 급감했으며 올해도 85억-120억달러 수준에 그칠 것이라고밝혔다. 또 휴대폰, 카메라 등에 사용되는 플래시메모리의 경우 지난해와 같은 80억달러선이 되며 S램은 지난해 40억달러선에서 오히려 소폭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대해 S&P는 지난 99년부터 약 2년간 이어진 정보기술(IT)업계의 호황으로업체들이 앞다투어 설비를 지나치게 확장한데 따른 것으로 반도체산업 매출규모가오는 2004년까지는 과거 전성기 수준에 미치지 못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반도체산업의 경우 지속적인 수요증가에 힘입어 통상적인 경기순환 사이클에서 벗어날 것이라는 낙관론이 부각된데다 지난해 불황이 닥치기 직전까지도 설비확장에 치중함으로써 향후 회복둔화를 자초했다고 평가했다. 이같은 부정적인 시각은 S&P가 부여하는 투자등급과 전망에서도 나타나 지난해4월부터 지난달 15일까지 53개 반도체업체 가운데 11개업체의 투자등급이 하향조정됐으며 상향조정된 것은 2개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지난달 15일 현재 19개 업체의 등급전망이 `부정적(negative)'인 상태이며 `긍정적(positive)'으로 평가된 업체는 하나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나머지 24개업체의 투자전망은 `안정적(positive)'에 머물고 있다. 한국업체들 가운데서는 하이닉스반도체의 투자의견과 전망이 각각 `SD'(선별적디폴트)'등급과 `NM(의미없음)'이며 삼성전자은 각각 BBB+와 `안정적'인 전망을 부여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권오연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