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운전자들은 치솟는 휘발유 값 때문에 올 여름도 우울하게 보낼 전망이다. 미국 에너지부 산하의 통계 기구인 에너지정보실(EIA)는 8일 주요 유류 가격 전망 보고서에서 보통 휘발유의 소비자 가격이 올 여름에는 갤런당 평균 1달러46센트까지 치솟을 것으로 예상했다. 보통 휘발유 값은 현재 갤런당 평균 1달러39센트로 한 달 새 25센트나 올라 지난 1990년 이후 가장 빠른 상승 속도를 보였다. 이는 그러나 지금까지 가장 비쌌던 지난해에 비해서는 갤런당 8센트가 낮은 것으로 2000년에 이어 사상 3위의 수준이다. 물가상승률까지 감안할 경우에는 미국의 휘발유 값은 여전히 엄청나게 싼 수준으로 지난 1980년의 휘발유 값을 요즈음 시세로 환산하면 갤런당 2달러65센트이라고EIA는 설명했다. EIA는 미국의 올 여름 휘발유 수요가 하루 평균 880만배럴로 지난해보다 14만배럴 늘어나 사상 최고치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하고 미국의 원유 및 휘발유 비축 물량이 지난해 이맘때 수준을 웃돌고 있으나 여름을 거쳐 가을에 이르면서 크게 줄어들 것으로 우려했다. EIA는 "운전 성수기의 휘발유 값은 대부분 지난해 평균 시세를 밑돌 것으로 보이나 정유상의 문제가 발생하거나 원유 시장의 상황이 더욱 빡빡해질 경우에는 작년 수준을 웃돌 가능성도 다소 있다"고 지적했다. EIA 보고서는 이라크가 이스라엘의 무조건 철군을 요구하며 한 달 동안 한시적으로 석유 수출을 중단할 것이라고 발표한 직후에 나온 것으로 이에 따른 수급 상황의 변동 가능성은 미처 반영되지 않았다. (워싱턴=연합뉴스) 이도선 특파원 yd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