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부동산시장 안정대책이 융단폭격 처럼 쏟아져 나오면서 부동산 시장이 급속히 얼어붙고 있다. '3·6 주택시장 안정대책'에 이어 기준시가의 기습인상,주택 5백만호 공급계획 발표가 나오자 거래는 완전히 실종됐고 문의전화마저 끊겼다. 매물을 급히 거둬들이는 사례도 나오고 있다. 일선 중개업소들은 3월부터 시작된 거래 공백상태가 이번 조치의 영향으로 향후 1∼2달은 더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재건축을 재료로 급등했던 단지를 제외하고는 가격은 아직 떨어지지 않고 있다. ◇강남권 재건축 단지=눈길을 끌만한 새로운 변화는 감지되지 않고 있다. 이미 3·6 주택시장 안정대책 이후 거래가 끊긴 터라 더이상의 큰 변화를 찾을 수 없다. 다만 이번 조치로 거래 공백사태가 더욱 길어질 것으로 일선 중개업소들은 예상했다. 강남구 개포동 통일공인의 이성기 사장은 "계절적으로도 비수기여서 5월초까지는 거래가 거의 이뤄지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고덕동 한양공인의 김진원 대표는 "거래공백 사태가 6월까지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매물회수 사례는 가끔 목격되고 있다. 기준시가 인상은 예고된 조치여서 상당수는 집을 처분했지만 그렇지 못한 일부 투자자들이 사태추이를 지켜보기 위해 매물을 거둬들였다. 호가공백사태는 계속되고 있다. 잠실주공 3단지의 모범공인 황은숙 대표는 "사려는 사람은 집값이 떨어지길 기다리는 반면 팔려는 사람은 싸게 팔지는 않겠다는 입장이어서 가격 격차가 좁혀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목동·과천=매매 거래가 끊기면서 부동산중개업소들의 불만이 높아지고 있다. 목동 8단지 인근 일진공인의 서영숙 대표는 "한달째 매매거래를 성사시키지 못했는데 기준시가 인상으로 중개가 더 힘들어지게 됐다"며 "부동산 중개업소들이 모두 문을 닫을 판"이라고 말했다. 매수세는 완전히 사라졌다. 설날 이후 매수세가 줄어들기 시작하더니 3월 들어서는 대기매수자들이 자취를 감춰버렸다고 인근 중개업소들은 전했다. 기준시가가 가장 많이 오른 과천에서도 비슷한 반응이 나오고 있다. 과천3단지 인근 우리공인 관계자는 "기준시가 인상으로 당분간 주택시장은 거래가 거의 없는 휴지기에 빠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신도시=기준시가 인상폭이 생각보다 커 집값 안정에 기여할 것이란 반응과 매물부족으로 집값이 올라갈 수도 있다는 견해가 팽팽히 맞서고 있다. 평촌 산내들공인 관계자는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기준시가가 많이 올라 단기적으로 집값 안정에 보탬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그러나 일산 마두동 주연공인 정행균 대표는 "기준시가 인상은 '세금 떠넘기기' '매물 품귀' 등을 유발해 집값이 뛰는 역작용을 초래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조성근·김진수 기자 trut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