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는 22일 전체 신입생 3천850명 내외를 선발하는 2002학년도 입시 최종안을 확정, 발표했다. 서울대는 특히 정시모집의 경우 '제로베이스' 방식을 수정, 2단계에서도 모집단위별로 수능 영역별 점수를 반영하고 1단계에서도 반영하는 수능영역을 모집단위별로 1개씩 늘리겠다고 밝혀 수능이 당락의 주요변수로 떠올랐다. 이와 함께 수시에서 내신 자격기준이 완화되고 이공계의 경우 수시 1단계 선발인원이 3배수로 늘어 그동안 내신에서 불리했던 특목고나 비평준화고교생의 불이익이 상당부분 줄어들 전망이다. 또 지원자격 완화로 문호가 개방됨에 따라 수시와 정시 모두 경쟁률이 지난해보다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전체적인 광역화의 틀은 유지하되 자연대와 공대 등 이공계 모집 단위는 세분화된다. 다음은 입시안의 주요내용. ◆제로베이스 수정, 1단계 성적 2단계도 반영 = 다단계 전형은 유지되나 1단계성적을 2단계에서 전혀 반영하지 않았던 지난해의 '제로베이스' 방식을 전면 수정,1단계 성적이 2단계에서도 일부 반영된다. 특히 정시의 경우 1단계에서 수능 영역별 점수로 2배수를 가려낸 뒤 모집단위별로 세부 수능 영역을 선정, 2단계의 20%를 반영한다. 1단계의 비교과영역 B등급 이상의 자격기준은 폐지된다. 이에 따라 내신과 비교과영역의 2단계 반영비율은 각각 48%(이공계 40%)와 12%(이공계 20%)로 낮아졌다. 심층면접은 20%로 인문.사회대의 경우 지난해보다 비중이 높아지고 자연대.공대는 지난해보다 낮아진다. 이와 함께 1단계에서도 모집단위별로 수능 반영영역이 1개씩 늘어 지난해에 비해 총점반영 방식에 가까운 수준으로 변형, 수험생은 자신이 지원하고자 하는 모집단위에 따른 수능 영역에 각별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인문대와 법대가 수리영역을, 자연대와 공대 등은 언어 영역을 1단계에서 추가로 반영한다. 수시에서도 기본적으로는 2단계에서 심층면접만으로 최종 합격자를 가려내되 1단계의 교과(50%)와 비교과영역(50%) 전형결과를 면접시 모집단위별로 자율적으로활용한다는 계획이어서 특히 경시대회 성적 등 특기적성 여부가 2단계에서 반영될전망이다. 수시에서 수능 최저자격기준(2등급 이상)은 그대로 유지된다. ◆지원자격 완화, 지원문턱 낮아져 = 수시.정시에서 모두 지원자격이 완화, 경쟁률이 높아질 것으로 보이며 이에 따라 `우수학생 빼앗아가기가 아니냐'는 다른 대학의 불만도 예상된다. 수시모집에서 `교과성적 우수자'의 경우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조기졸업예정자를포함, 재학생에게 국한되지만 이 경우 내신 자격기준은 인문계는 계열내 상위 2% 에서 3%로, 자연계는 계열내 상위 3%에서 5%로 완화된다. 또 자연대와 공대, 약대 등 이공계 상당수 모집단위는 1단계 선발인원이 지난해2배수에서 3배수로 늘어난다. 내신 산출방법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평균석차 백분율을 기준으로 하되 사회(인문계)와 과학(자연계)과목의 경우 일부 과목 반영방식에서 전체 사회/과학 과목반영으로 강화하고 정시에서만 도입했던 내신 표준화를 수시에서도 적용한다. 이처럼 내신 기준을 낮추고 내신 표준화를 도입하는 데다 이공계열의 1단계 선발인원이 증가함에 따라 내신상 불이익으로 수시모집 진입자체가 사실상 차단돼 있던 특목고와 비평준화 고교생의 문호가 넓어질 것으로 보인다. 정시모집에서는 지난해의 경우, 수능 1등급(2등급중 2개 영역 이상 만점 또는상위 3%이내 포함)을 받아야만 지원할 수 있었지만 2003학년도에는 2등급 이내로 완화된다. 이는 자연계 수능 응시자의 격감에 따라 1등급자의 수가 절대적으로 부족했던지난해 선례에 비춰 이공계 지원자의 확보 차원에 따른 고육책에서 나온 것이다. ◆이공계 모집단위 세분화 = 전체적인 광역화의 틀은 유지되나 자연계와 공대의모집단위가 수시와 정시 모두에서 세분화, 전체 모집단위는 지난해 29개에서 37개로늘어난다. 지난해 1개 모집단위로 선발했던 자연대는 ▲수학.통계학계열 ▲물리학부 ▲화학부 ▲생명과학부 ▲지구환경과학계열 등 5개로 늘어나고 공대는 지난해 공학계와건축학과(5년제) 등 2개 모집단위에서 ▲기계항공공학부 ▲응용화학부 ▲전기.컴퓨터공학부 ▲재료공학부 ▲지구환경시스템공학부 ▲공학계 ▲건축학과 등 7개로 세분화된다. 이는 지나친 모집단위 광역화가 특히 이공계의 경우 전공결정의 불투명으로 지원기피 현상을 부추겼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지난해 전례없이 낮았던 이공계 지원률과 등록률에 대한 대안으로 나온 것이다. 보호학문에 한해 수시때 실시되는 전공예약제는 지난해 32개 분야 320명에서 28개 분야 280명으로 다소 줄어드나 공대는 모집단위 세분화에도 불구, 여전히 4개 분야 60명을 전공예약제로 선발한다. 한편 치대는 2005학년 전문대학원 도입으로 신입생?선발하지 않고, 의대는 당초 모집정원 150명 중 100명을 이번 예과정원으로 선발한다. ◆특별재능보유자 전형 신설 = 서울대는 이번에 특정영역의 특기적성자 선발이라는 취지를 살리기 위해 파격적으로 특별재능보유자 전형을 수시모집에 신설키로했다. 특정분야에서 남달리 우수한 소질과 적성을 가진 학생의 경우 지원을 받아 다른전형요소와 상관없이 입학고사관리위원회 등 특별기구에서 극소수에 한해 선발하겠다는 것이다. 아무리 전형요소를 다양화하더라도 현 입시제도로는 학력 위주의 선발에서 완전히 자유로울 수 없는 만큼 이같은 경직성을 탈피하기 위해 별도 전형을 신설, 자신의 특기를 살려줄 수 있는 길을 열어놓자는 취지다. 그러나 학교측은 현재까지는 나머지 전형요소를 전혀 반영하지 않을 것인지 아니면 일정정도 반영할지 여부에 대해서는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 더욱이 이같은 특별재능보유자 선발은 심사자들의 주관적 판단이 개입하기 마련이어서 공정성과 객관성 시비가 불거질 소지가 있는 만큼 학교측은 세부사항 결정에서 신중을 기한다는 방침이다. ◆기타 = 서울대는 고3교실 수업 파행을 막는다는 차원에서 수시모집 전형일정을 지난해보다 약 한달가량 늦춘 9월말 시작하며 수능이 끝난 11월 8일께 1단계 합격자를 발표, 2단계 전형은 수능 이후로 미룰 예정이다. 이에 따라 수능 자격기준 여부에 따라 최종 당락이 결정되는 조건부 예비합격자자체가 없어지게 된다. 수시에서 교차지원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간호대와 경영대, 사회대 일부 학과(인류,심리,지리)의 경우 허용키로 했으나 부작용을 막기 위해 선발인원을 30%이내정도로 제한을 두기로 했다. 정시에서 농어촌자녀 특별전형과 특수교육대상자 역시 지난해 수준인 각각 100명과 20명 이내에서 선발할 계획이나, 2005년부터는 이미 시로 편입된 7개 지역의 23개 고교는 대상에서 제외할 것을 예고했다. 또 재외국민 특별전형 정원을 확대, 지난해 각각 30명과 20명 수준이었던 외국근무자와 영주자 자녀 정원이 각각 50명과 25명으로 늘어난다. (서울=연합뉴스) 송수경 기자 hankso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