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신용평가기관인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와 무디스는 20일 엔론사를 결과적으로 잘못 신용평가한 것이 '불가항력'이었다고 주장했다. S&P의 로널드 바론 사장은 미 상원 정부위원회에 출석해 "엔론이 (일부) 고객사들에 그랬던 것처럼 우리에게도 신용평가 자료를 부풀리고 시간을 지체해 제출했다"면서 "이것을 나중에야 알았다"고 해명했다. 그는 엔론이 회계장부를 조작해 40억달러의 부채를 은폐한 사실을 "당시는 알도리가 없었다"고 강조했다. 바론 사장은 "엔론이 애당초 정상적인 회계 자료를 우리에게 제출했더라면 신용 등급이 제대로 (하향조정돼) 평가됐을 것"이라면서 "그랬더라면 엔론이 갑자기 파산해 투자자들이 엄청나게 피해를 보는 파국은 (어느 정도) 면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말했다. 그는 엔론이 파산 직전 S&P로부터 부여받았던 신용등급 BBB 플러스가 투자등급으로는 가장 낮은 수준이었다면서 엔론도 비록 뜻을 이루지는 못했지만 앞서 이 등급에서 벗어나기 위해 무던히도 애를 썼다고 지적했다. 또다른 신용평가기관인 무디스 간부인 존 디아즈도 청문회에서 "엔론이 자산과 부채를 부풀리거나 축소해서 우리에게 통보했다"면서 이 때문에 무디스 역시 공정하게 신용등급을 평가할 수 없었다고 해명했다. 청문회를 주관한 위원장 조 리버맨 상원의원은 "신용평가기관들이 오도돼 잘못 평가한 것을 비난할 생각은 없다"면서 그러나 "신용평가가 투자에 미치는 영향이 지대한 점을 감안해 향후 이런 일이 재발되지 않도록 보완책을 마련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워싱턴 AFP=연합뉴스) jksu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