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보테크는 수치제어장치(CNC) 전문업체에서 이동통신 단말기 제조업체로 변신중인 코스닥기업이다. 지난 1988년 설립된 이 회사는 올해를 '제2 창업 원년'으로 선언하고 사업구조 전환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터보테크는 1988년 KAIST 연구원이었던 장흥순 대표(벤처기업협회장)가 수치제어장치 국산화를 모토로 내걸고 세운 벤처기업이다. 일본의 화낙, 도시바, 야스카 및 독일의 지멘스같은 외국업체의 독식을 막아보겠다고 나섰다. 수치제어장치는 정밀기계부품을 생산.가공하는 공작기계를 컴퓨터로 제어하는 장비이다. 자동차 생산라인에서 로봇팔이 제대로 작동하도록 컨트롤해 주는 장비중 대표적인 품목이다. 터보테크는 초고속 가공 및 최대 4대의 기계를 동시에 제어할 수 있는 'HX 시리즈'를 1999년 내놓으면서 이 업종의 '강자'로 부상할 수 있었다. 특히 지난해 삼성전자와 함께 CNC 국산화사업 1차 단계를 완료하고 신제품을 출시함으로써 외국의 골리앗들을 긴장시키고 있다. 장 대표는 "신제품 개발과 동시에 외국업체들이 덤핑공세를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정작 그는 "덤핑공세는 외국업체들이 터보테크의 도전을 그만큼 심각하게 받아들인다는 반증 아니냐"며 자신감을 표출했다. 터보테크는 수치제어 기술력을 바탕으로 차량용 온도제어장치 가정용 온도제어장치 김치냉장고용 제어장치같은 응용 제어장치 국산화를 진행해 왔다. 이 회사는 올해 국내 수치제어장치 및 응용제어장치 부문에서 3백억원 규모의 매출을 올려 이 분야 시장점유율 10%를 달성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터보테크는 올들어 새로운 모험을 시도하고 있다. 올해부터는 이동통신 단말기 생산을 주력사업으로 끌어올리겠다는 것. 장 대표는 "중견기업으로 성장해 나가려면 정보통신 분야로의 사업다각화가 필요하다"며 "첫 단계로 이동통신 단말기를 생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이 회사는 1997년부터 휴대폰 단말기 제조를 시작했다. 하지만 대기업으로부터 설계도를 넘겨받아 제조만 해주는 단순조립에 불과했다. 독자적인 기술이 없었기에 사업부문이라고 자랑스럽게 얘기하지 않았다. 그러나 올들어 터보테크가 휴대폰 단말기를 떳떳하게 사업부로 밝히고 나선 것은 자체 기술로 휴대폰 단말기를 생산하는 것이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이 회사는 지난 2년동안 모두 70명의 정보통신 분야 연구인력을 영입해 기술개발에 총력을 기울였다. 지난해엔 1백20억원을 투자해 충남 아산에 휴대폰 생산 공장도 세웠다. 휴대폰 단말기 개발 및 판로 확보를 위해 대기업과 제휴도 맺었다. 터보테크의 휴대폰 단말기는 ODM(제조업체 설계 생산) 방식으로 금년 7월께부터 양산된다. 터보테크는 올해 휴대폰 단말기 부문에서만 7백억원 정도의 매출액을 기대하고 있다. 타사 의뢰제품 조립생산으로 2백50억원, ODM 휴대폰 단말기로 4백50억원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추산했다. 터보테크의 목표대로 된다면 휴대폰 단말기 부문이 전체 매출에서 70%를 차지하게 된다. 제2창업을 지휘하고 있는 장 대표는 회사에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하기 위해 외부강연도 그만두었다. 벤처기업협회도 상근 부회장을 두어 업무를 줄여 나갈 계획이다. 장 대표의 지휘아래 터보테크가 변신에 성공할지 주목된다. (02)520-2252 박준동 기자 jdpow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