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사복도 비싼 옷이 잘 팔린다. 최근 소비심리가 회복되고 소비패턴이 고가와 저가로 양극화되는 경향이 뚜렷해지면서 신사복 업계도 고급 정장 라인을 늘리고 고가 시장도 세분화하는 등 럭셔리 마케팅에 힘을 쏟고 있다. LG패션의 주력 신사복 브랜드인 마에스트로는 최근 '익스클루시브(Exclusive)'라는 이름으로 고가 라인을 새로 선보였다. 1백50수 이상의 세번수 등 최고급 소재를 사용한 제품으로 가격은 70만~80만원대.세련된 색감과 착용감을 내세운 '럭스라인'도 60만원대에 내놓았다. 파시스의 'V라인'(60만대)과 타운젠트의 '슬림라인'(30만원대)도 같은 브랜드 안에서 가격을 높이 받는 고가 라벨 제품이다. LG패션 관계자는 "마에스트로의 경우 지난 1~2월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6% 증가한 1백65억원으로 집계됐다"며 "한 벌에 65만원 이상인 고가 라인의 매출이 전체의 60%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그는 "값보다 품질을 따지는 소비자들이 늘어남에 따라 올 봄·여름 시즌에 고가 라인 비중을 전년보다 20% 이상 늘어난 50%로 확대했다"고 덧붙였다. 제일모직 신사복 브랜드 갤럭시도 올 초 맞춤복 형식의 고가 라인인 '수미주라 라벨(Sumizura label)'을 내놓고 고가마케팅에 힘을 쏟고 있다. 수미주라란 '반맞춤'이라는 이탈리아어. 매장에 비치된 제품 디자인을 보고 고객이 직접 원단이나 컬러를 선택하면 일주일 뒤 요구대로 제품을 맞춰주는 서비스다. 갤럭시 역시 지난 1~2월 고가 라인의 매출이 지난해에 비해 30% 이상 늘었으며 이에 따라 올 봄 고가 라인 비중을 지난해 40% 정도에서 60%까지 늘린 상태다. 제일모직 관계자는 "특히 예비 신혼부부들이 최고급 제품을 찾는 경향이 두드러진다"면서 "올 봄·여름 시즌에 고가 라인에서 2백70억원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들은 "여성복 시장에서 시작된 소비패턴의 양극화가 패션시장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며 "앞으로 중가 가격대 시장이 점차 양쪽으로 흡수되는 경향을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혜수 기자 dears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