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가 LG전선을 조기분리키로 결정함에 따라 내년을 목표로 추진중인 통합지주회사(가칭 LG홀딩스) 설립작업도 가속페달을 밟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LG는 LG전자 화학 칼텍스정유 텔레콤 건설 유통 등 금융업을 제외한 대부분 계열사를 사업자회사로 편입시킨다는 방침을 세워놓고 있다. 그룹의 핵심분야는 사업자회사에 포함시키되 주력사업이 아닌 범위내에서 사업구조조정 차원의 계열분리를 추진한다는 것이 또다른 원칙이기도 하다. 이미 LG는 지난 99년 LG화재를 구자경 명예회장의 사촌 사촌동생인 구자원씨 일가에 넘겼다. LG는 이번 LG전선 분리방침을 구본무 회장계열과 허창수 회장계열 등 두 집안간 계열사 분리방침과 결부시키는 것은 지나친 확대해석이라고 밝히고 있다. 허창수 회장이 LG전선에서 LG건설로 자리를 옮기는 것이 단기간에 그룹이 분리될 것임을 뜻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최근 재계 일각에선 허창수 회장의 자리이동을 놓고 두 대주주 집안의 계열사 분할작업이 연내에 마무리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돌았다. 구씨 일가가 전자 통신 화학 및 금융 계열사들을 맡고,허씨 일가는 건설 유통 정유부문을 맡게 된다는 것이 골자. 구씨 집안 내에서도 고 구인회 창업주의 동생들인 구태회 구평회 구두회씨 측에는 LG전선과 LG칼텍스가스 극동도시가스를 맡긴다는 이야기도 곁들여졌다. 이에 대해 LG는 올 계열사 주총에서 단행될 인사구도를 보더라도 계열분리작업은 장기적으로 추진될 수밖에 없다고 설명하고 있다. 오는 14일 LG전자 주총에선 구본무 회장,허창수 회장,구본준 필립스LCD 사장과 사외이사 3명(김용진 조세연구원 자문위원,구자정 하나증권 회장,이기준 서울대 총장) 등 총 6명으로 전자부문 지주회사인 LGEI 등기이사진을 갖출 예정이다. 이들중 구본무 회장과 허창수 회장은 지난해 설립된 화학부문 지주회사인 LGCI 등기이사를 겸하고 있다. 구자정 회장과 이기준 총장도 LGCI의 사외이사다. 이에 따라 전자.화학부문 지주회사를 합친 통합지주회사 체제로 바뀌더라도 일단은 두 집안이 함께 통합지주회사의 대주주 자리를 지킬 것이라는 게 LG측의 설명이다. 전자.화학부문 지주회사의 등기이사진 각 6명중 4명이 겹쳐 통합지주회사 설립작업도 수월할 것이라고 설명한다. 올 LG주총 인사에선 통합지주회사 설립및 장기적인 그룹분리 작업을 원활히 추진하기 위해 재무담당자들이 대거 자리를 바꾸게 된다. CFO(최고 재무담당 임원)들은 업무특성상 같은 회사에서 승진을 거듭하는 경우가 일반적이지만 이번 LG주총에선 많은 변화가 있을 예정이다. 김갑렬 부사장이 LG화학을 떠나 LG건설로 자리를 옮기고 LG화학 CFO는 LG인화원 소속의 경영진단팀장으로 있던 조한용 부사장이 새로 맡게 된다. 경영진단팀장엔 LG CNS의 윤철수 부사장이 내정된 상태다. 또 LG구조조정본부 재무개선팀의 조일권 상무는 LG전선 상무(CFO)로 내정됐으며 같은 팀의 김영섭 부장이 상무로 승진할 예정이다. 손희식 기자 hssoh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