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러시아가 27일 미국의 대(對) 테러전 그루지야 확대를 둘러싸고 냉기류에 휩싸이고 있다. 러시아는 27일 미국 군사고문관 5명이 자신의 영향권인 옛 소련 공화국 그루지야에 도착하자 미국에 대해 카프카스지역 안정을 뒤흔들지 말라고 경고하고 나섰다. 이고르 이바노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테러와의 전쟁을 위한 국제 공조에 찬성하며 알-카에다 잔당 소탕을 위한 그루지야 지원 의사도 거듭 밝힌 바 있다고 말했다. 이바노프 장관은 그러나 "우리 시각에서 본다면 그루지야에 대한 미국의 군사파견 가능성은 이미 어려운 이 지역 상황을 더욱 악화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러시아 관리들과 의회 지도자들은 미국의 그루지야 개입이 그루지야에 대한 러시아의 영향력 감소에 목적이 있는 것으로 의심하며 불쾌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러시아 하원인 국가 두마의 알렉산더 구로프 국방위원장도 미국의 이번 군사 파견은 단지 그루지야에 대한 미군 주둔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우려했다. 친크렘린계 단합당 당직자인 프란츠 클린체비치는 "미국은 먼저 이 지역에 발가락을 담그고 다음에는 발을, 머지 않아 새 점령지대를 만들 것"이라고 비난했다. 보리스 넴초프 우익군동맹 당수는 에두아르트 셰바르드나제 그루지야 대통령이러시아 대신 미국을 동맹국으로 삼는 `완전히 미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미국은 그루지야에 대한 군사 지원이 일을 복잡하게 만들 것이라는러시아의 비판을 부인하고 오히려 카프카스지역 안정에 기여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리처드 바우처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기자들과 만나 "이번 일은 카프카스지역의안정과 안보를 위해 하는 것"이며 러시아에도 이익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군사고문관을 파견한 것은 그루지야가 테러분자들의 위협에 스스로 대응할수 있도록 지원하기 위한 것이지 미군이 직접 전투에 참여하지는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러나 알-카에다 잔당의 그루지야 활동 여부에 대해서는 확인을 하지 못하고 다만 그루지야의 `외국계 전사'들과 알-카에다의 연계 가능성은 있다고 말했다.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도 미국은 그루지야가 알-카에다를 소탕할 수 있도록지원하기 위해 주로 장비와 기술적인 조언을 제공하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부시 대통령은 "알-카에다의 영향력이 미치는 곳이면 어느 곳이든 그 나라가 알-카에다를 제압하고 법의 심판을 받게 하도록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러시아의 일부 지도자들은 이번 미군 주둔이 분리주의 반군과 벌이고 있는전쟁에 대한 국제적 승인 또는 군사적 지원의 근거가 된다면서 환영하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러시아의 목적은 체첸 반군들의 무기와 자금공급을 차단하는 것이라고 말해 미군 파견에 암묵적으로 동의한다는 뜻을 시사했다. (워싱턴.모스크바 AP.AFP=연합뉴스) yskw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