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문(李鍾文.74) 미국 암벡스벤처그룹 회장은 27일 "벤처기업을 진흥시키지 않으면 우리 나라의 장래는 어둡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27일 한국과학기술원(KAIST)을 방문, 학생들을 대상으로 특강을 한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그동안은 남의 것을 보고 쫓아가는 것으로 먹고 살았으나 소련 붕괴 이후 30억명이 자유경제 체제 속에 흡수되면서 서로 경쟁하며 살 수밖에 없는 체제로 바뀐 만큼 이것(벤처기업) 밖에는 살길 없다"며 이 같이 말했다. 벤처기업에 대한 투자와 관련, 그는 이어 "미국에서는 (벤처기업의) 아이디어가 좋고 사업성만 분명하면 벤처캐피털이 줄을 선다"며 "미국에서는 벤처캐피털이 벤처기업에 투자할 때 돈과 이사회 등 부가가치가 함께 가지만 우리 나라에서는 돈은 있는 데 부가가치는 없다"고 지적했다. 특히 그는 "어제 대전시장과 만나 (대덕밸리 벤처기업) 리스트와 무슨 업종이 있는지 부탁을 했다"며 대덕밸리 벤처기업에 대한 투자 가능성을 열어 놓았다. 국내 벤처기업의 바람직한 실리콘밸리 모델에 대해 그는 "실리콘밸리 생태계와우리 나라의 생태계를 접목, 우리 실정에 맞는 생태계를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고강조했다. 향후 계획에 대해 이 회장은 "KAIST와 인연을 맺은 만큼 KAIST를 중심으로 산.관.학이 협조해 부흥을 이룰 수 있도록 '실리콘밸리의 특파원 역할'을 하겠다"고 다짐했다. 충남 당진이 고향인 이 회장은 중앙대 법학과를 졸업한 뒤 ㈜종근당에서 상무로일하다 지난 70년대 초 미국으로 건너가 다이아몬드 멀티미디어시스템스라는 회사를창업, 운영하다 96년 경영권을 물려주고 현재 벤처캐피털인 암벡스벤처그룹을 설립,회장직을 맡고 있는 등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한국인 신화'를 일궈낸 대표적인 인물로 꼽힌다. 한편 KAIST와 이 회장은 이날 벤처기업가와 벤처기업 육성을 위해 KAIST에 '이종문 기업가 정신 프로그램'을 설치키로 합의하고 앞으로 구체적인 운영 계획을 수립, 추진해 나가기로 했다. (대전=연합뉴스) 이은파기자 silver@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