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이맘 때면 워싱턴 인근지역 초등학생들의 주식투자가 화제를 불러일으킨다. 원금 10만달러를 주식에 투자,누가 수익을 가장 많이 내는지를 가리는 게임이 10주간 일정으로 시작되기 때문이다.버지니아주는 지난주부터 게임에 들어갔고,워싱턴DC와 메릴랜드주는 1주일 늦은 이번주부터 경쟁에 돌입했다. 진짜 돈을 갖고 하는 실전이 아니다. 가상의 돈으로 하는 모의게임이다. 참여대상은 초등 4학년생∼고등학생.버지니아주에서만 2백50여개교,2천여개팀이 참여했다. 3∼5명이 한팀을 이뤄 참가한다. 비영리단체인 주(州)경제교육위원회가 주관하고 있다. 이 행사를 공동으로 후원하는 워싱턴포스트지는 25일자에 버지니아주에서 참여한 팀들이 첫 1주일간 거둔 실적을 발표했다. 초등학교에선 페어팩스군의 웨인우드초등학교팀이,중학교에선 라우던군의 하퍼 파크중학교팀이,고등학교에선 페어팩스군의 헌돈고등학교팀이 1위를 차지했다. 상금은 주마다 다르지만 버지니아주의 경우 1등에게 상패와 티셔츠 정도만 준다. 참가비로 15달러를 내고 10주간 쏟는 정성에 비하면 별 것 아니다. 어떤 주는 1백달러를 주지만 현금이 아니라 채권으로 준다. "상금이 중요한게 아닙니다. 주식투자 만큼 경제를 빨리 알 수 있는 길이 드물기 때문에 매년 이 행사를 실시하고 있습니다. 중동지역에 큰 문제가 생겼다고 가정해 봅시다.이 지역과 무역을 많이 하는 기업들의 주가가 떨어지겠죠. 학생들은 각종 분쟁이 경제에 어떤 타격을 주고,구체적으로 어떤 종목에 영향을 미치는지를 쉽게 이해하게 됩니다" 이번 게임을 주관하는 버지니아주 경제교육위원회의 린다 슬리트씨는 "모의 주식투자게임을 통해 일찌감치 경제에 눈을 뜨게 되고 경제뉴스를 찾기위해 신문도 매일 읽게 된다"며 학습효과가 좋아 교사들도 만족하고 있다고 말했다. 증권시장은 자본주의 생리를 가장 빨리 이해할 수 있는 곳이다. 미국은 이런 자본주의의 꽃을 초등학교 4학년부터 체득할 수 있게 한다. 이같은 행사가 23년 전인 1979년부터 시작됐다는 게 더 놀라웠다. 워싱턴=고광철 특파원 gw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