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트리아 극우 정치지도자 외르크 하이더가 최근 미국에 의해 '악의 축'의 하나로 낙인찍힌 이라크를 방문해 사담 후세인과 면담한 자리에서 "오스트리아는 이라크에 연대감을 느낀다"고 발언해 미국은 물론 오스트리아 내부의 반발을 사고 있다. 오스트리아 연정을 구성하는 자유당의 전(前) 당수로 현재 케른텐주 주지사를 맡고 있는 대표적 극우정치인 하이더는 이라크의 비정부기구인 '우정과 평화를 위한 기구'의 초청을 받아 사흘일정으로 이라크를 방문, 지난 12일 사담 후세인 대통령과 면담했다. 이 자리에서 하이더는 오스트리아가 이라크에 "연대감"을 느끼며 이라크에 대한 유엔제재는 해제돼야 한다고 요구하면서 이라크에 대한 어떠한 외부 위협에도 반대한다는 발언을 했다고 이라크 관영 일간신문 `알-이라크'가 보도했다. 또 다른 관영 일간지인 `알-타우라'는 하이더가 "평화의 적들이 이라크와 오스트리아의 친밀한 관계를 파괴하려고 시도하고 있다"고 경고했다고 전했다. 이런 발언이 전해지자 이라크를 테러 지원국으로 규정한 미국은 즉각 발끈하고 나섰다. 미국 국무부의 린 캐슬 대변인은 하이더의 이라크 방문이 "부적절하고 비(非)생산적"이라고 규정하면서 하이더의 이라크방문이 유엔 재제를 위반한 것인지 여부를 검토할 것이라고 엄포를 놓았다. 린 캐슬 대변인은 "이런 방문은 이라크의 유엔제재를 무시하는 태도를 부추기고 비타협적인 자세를 고무할 뿐"이라고 논평했다. 이와 함께 파리를 방문중이던 베니타 페레로-발트너 오스트리아 외무장관도 "하이더의 이라크 방문은 명백하게 불필요한 것이었으며 아무런 도움이 되지않는 비 생산적인 것"이라고 비판했다. 야당인 사회민주당 지도자중 한사람인 도리스 부레스는 "하이더가 오스트리아의 평판에 심대한 손상을 주었다"고 혹평하고 나섰다. 내무장관을 역임한 사민당의 다른 지도자인 카스파 아이넴도 하이더의 언급은 이라크에 대한 국제사회의 일치된 견해와 충돌하고 있다면서 우려를 표명했다. 이에 대해 하이더는 13일 귀국직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이라크는 '악의 축'이 아니며 유럽은 테러전쟁이 미국의 군사정책에 대한 `백지위임'으로 변하는 것에 맞서야 한다고 반박했다. 그는 "미국은 유럽국가들이 아랍국가와 독자적으로 대화하는 것을 원치 않지만 유럽국가들은 그렇게 해야만 한다"고 주장하면서 "지구상의 어떤 곳에 포탄 세례를 퍼부을 수 있도록 해주는 불안정 요인을 찾는 국가와 우리의 이익을 동일시 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빈 AP.AFP=연합뉴스) inno@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