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Business Week 본사 독점전재 ] 얼마전 미국이 애초부터 경기침체에 빠져들지 않았을 것이라는 분석을 가능케 한 놀라운 발표가 있었다. 미 상무부는 잠정자료들을 살펴본 후 지난해 4분기 국내총생산(GDP)이 0.2% 성장했다고 발표했다. 1% 하락했을 것이라는 예상을 뒤엎은 것이다. 이 것은 미경제가 지난해에 한 분기(3분기)에만 마이너스 성장을 했음을 의미한다. 물론 이 소식이 지난해 3월 슬럼프가 시작된 이후 직장을 잃은 1천7백만명의 실업자들에게는 큰 위안이 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경기침체를 겪으려면 2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해야 한다. 4분기 발표치가 하향조정되지 않는 이상 미국은 경기침체를 겪은 것이 아니다. 워싱턴의 정치인들과 기업의 경영자들은 이 점을 주목해야한다. 경기둔화는 끝난 것으로 보인다. 회복이 바로 옆에 와 있고 따라서 추가적인 재정 및 통화 부양정책은 필요 없어 보인다. 겅기침체가 없었을 것이라는 놀라운 소식(플러스 성장)을 가능케 한 원인은 무엇인가. 한마디로 생산성이다. 이전의 경기둔화기에는 생산성 증가율이 급격히 하락했다. 이번에는 달랐다. 경제 성장률이 2000년 4%에서 지난해 약1%로 곤두박칠쳤지만 생산성 증가율은 놀랄만큼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높은 생산성 증가율은 수익기반을 강화하고 기업의 경영자들이 대량감원을 단행하면서도 지속적으로 실질 임금을 올릴 수 있도록 해준다. 사실상 미국은 강한 생산성 증가로 특징지워지는 신경제의 둔화를 경험했다. 과거 경기둔화기에 감소해온 총소비 지출이 이번에는 줄지 않았다. 미국 경제의 새로운 유연성 또한 이번의 경기둔화를 과거의 그것과 크게 차별화시켰다. 대부분의 미국 기업들이 지난 90년대에 임시직 위주로 근로자들을 채용한 덕분에 어느 때보다 쉽고 빠르게 인력을 축소할 수 있었다. 그리고 적기(Just-In-Time)재고시스템은 제조업체들이 재고를 매우 신속하게 축소할 수 있도록 해줘 경기회복을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 불확실한 것은 미 경제가 어느 정도의 회복세를 보일것이냐이다. 올 상반기 동안에는 회복세가 미미할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견해지만 실업률은 6% 이상으로 오를 것이다. 기업들이 감원을 통한 비용절감을 지속하면서도 생산을 늘릴 수 있을 만큼 생산성이 높기 때문이다. 소비자들이 이미 지출을 많이 하고 있어 수요는 향후 12개월 동안 그렇게 크게 늘어날 것 같지 않다. 기업부문의 지출 전망도 불확실하다. 생산성 향상을 위한 첨단설비에 대한 자본지출은 지난 10여년간 성장의 원동력이 돼 왔다. 미 경제가 연3%대의 잠재 성장률을 회복하려면 자본지출이 회복돼야한다. 기업들이 올하반기까지는 자본설비 지출을 시작하지 않을 것이라는 견해가 일반적이다. 그러나 높은 생산성으로 인해 수익이 예상보다 빨리 회복되고 최고경영자들이 첨단설비에 대한 투자를 앞당길 수도 있다. 실제로 기업의 첨단 자본설비에 대한 지출이 작년에는 처음으로 4분기에 증가했다. 경기회복은 예상보다 더 강할 지도 모른다. 이 것이 조지 W 부시 대통령과 의회가 어떠한 추가적인 경기부양책으로부터 지금 물러서야한다는 이유다. 작년 여름 부시 행정부의 감세 덕분에 재정정책은 올해 미 경제성장률을 1%포인트 더 상승시킬 것이다. 이제는 재정지출을 자제해야할때다. 결온은 최악의 상황은 아마 끝났으며 심지어 최악의 상황조차 겉보기처럼 그렇게 나쁘지만은 않았다. 운이 따른다면 회복은 이미 시작됐을 것이며 회복세 또한 강할 것이다. 정리= 오광진 기자 kjoh@hankyung.com .............................................................. ◇이글은 경제주간지 비즈니위크 최신호(11일자)에 실린 'The Recession That Wasn't'란 사설을 정리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