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교양프로그램「순간포착 세상에 이런 일이」가 지난 1월 31일 방송에서 내보낸 '귀신소동' 장면이 같이 살고 있는 할아버지에게 불만을 품은 손자, 손녀의 자작극인 것으로 뒤늦게 밝혀지면서, 방송사의 무책임한 자세에 대한 시청자들의 비난이 높다. 이날 방송에서는 73세의 노인 김모씨와 18세의 손자, 14세의 손녀가 같이 살고 있는 전북 부안의 한 농가에서 손자가 보이지 않는 힘에 이끌려 갑자기 문밖으로 끌려나가고, 각종 물건이 날아다니는 모골이 송연한 장면이 전파를 탔다. 마을 주민들에 의해 제보를 받아 현장에 내려간 제작진은 손자의 주변에서 물건이 날아다닌다는 점에 주목, 의심의 눈초리를 보냈으나, 일단 벌어진 현상을 시청자들에게 알리겠다는 생각으로 방송을 내보냈다. 결국 제작진은 방송이 나간 뒤, 후속취재 및 전문가 인터뷰 등을 통해 '귀신소동'의 전말이 할아버지에 대한 감정이 좋지 않았던 손자, 손녀의 자작극이었음을 밝혀내고, 본인들의 자백을 받아냈다. 그리고 이 내용은 7일 전파를 탔다. 당시 현장에 내려가 촬영을 지휘했던 이덕건PD는 "손자, 손녀가 있는 곳에서 주로 물건이 날아다니는 등 의심의 여지는 있었지만, 이들이 안 보이는 곳에서도 기이한 일이 발생해 '귀신소동'을 반신반의하고 있었다"며 "당시로서는 불가사의한 일이벌어지는 것이 눈앞의 사실이었기 때문에 방송을 내보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에 대해 시청자들은 이 프로그램의 인터넷 시청자 게시판을 통해 "추가취재를 통해 사건의 진상을 파악하려하지 않고, 급하게 방송을 내보냈던 것은 시청률을 의식한 상업주의 때문"이라며 비난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yitkyung'라고 자신을 밝힌 한 시청자는 "취재진들의 표정을 보면, 촬영과정에서 이미 손자를 의심하고 있는 기색이 역력했다"며 "그런 상황에서 진상규명이 채이뤄지기 전에 마치 귀신이 실재하는 것처럼 방송을 내보낸 것은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고 말했다. 'kisses4'라는 시청자는 "방송에서 나간 장면을 모두 사실이라고 믿었는데, 뒤늦게 진실을 알고보니 무척 허탈하다"며 "제작진이 방송을 흥미 위주로 구성해, 시청자들을 우롱한 것 같다"고 말했다. 'dancing2'라는 시청자는 "취재진이 안일한 자세로 사건에 접근했기 때문에 손자, 손녀들에게 속은 것 아니냐"며 "방송과 관련해,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 아직도 많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최승현기자 vaidal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