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가 730선으로 닷새째 내리 하락, 추가적인 조정 시각이 우세해지고 있다. 국내외 경기회복에 대한 신호는 나타나고 있으나 주가가 회복 속도를 앞서갔다가 되돌이 상황에 직면하고 미국 시장의 엔론 사태, 일본의 금융개혁 부진 등으로 세계시장이 변동성이 커지며 시끄럽다. 또 수급 차원에서도 외국인 매수가 크지 않고 국내 기관이 매도량을 증가시키는 가운데 다음주 설 연휴를 앞두고 보수적인 매매상황이 이어질 전망이다. 시장에서는 경기나 실적 등 펀더멘털 개선도를 좀더 확인할 필요성을 제기하면서 매수심리가 모일 모멘텀을 찾는 과정이 좀더 진행될 것으로 보고 있다. 신영증권의 김인수 투자전략팀장은 "대내외적 모멘텀이 약화되면서 흐름 자체가 단기 반전하는 데 시간을 요할 것으로 보인다"며 "경기나 실적이 부각되지 못한 가운데 회계불투명성, 부도 등으로 투자심리가 약화된 상태"라고 말했다. 그러나 중장기 추세를 고려할 때 700선 붕괴 시각보다는 종합지수가 700∼720에 닿을 경우 가격메리트가 부각되면서 기관 등 저가매수세가 유입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종합지수 닷새째 하락 = 4일 종합주가지수는 지난 금요일보다 12.21포인트, 1.64% 떨어진 730.21로 마감, 지난 1월 29일 이래 5거래일째 하락했다. 장중 고점은 747.36이었고, 저점은 728.58이었다. 코스피선물 3월물은 90.60으로 1.45포인트, 1.58% 하락했고, 시장베이시스는 마이너스 0.41로 마쳤다. 이날 종합지수는 개장초 오름세를 보이면서 출발했으나 지난주 미국 주가 조정에다 거래참가자들의 관망세가 커지며 상승 탄력은 완화됐다. 삼성전자가 외국인 매수로 버텨주긴 했으나 개인 매도가 증가하며 선물 약세가 진행되자 프로그램 매물이 점증하며 대형주를 누르자 종합지수는 하락 전환한 뒤 이렇다할 반등을 보이지 못하고 약세로 마감했다. 이날 프로그램 매도는 차익 520억원, 비차익 560억원을 합해 모두 1,080억원에 달한 반면 매수는 비차익 390억원을 위주로 480억원에 다소 못미쳤다. 투자자들의 관망세가 높아진 가운데 거래활기가 적어지며 거래량이 5억5,000여만주로 감소, 지난 1월 21일 5억2,000여만주 이래 가장 적었다. 거래대금은 2조6,000억원에 못미쳐 지난해 12월 26일 이래 가장 적었다. 업종별로는 의약품 업종을 제외하고 모든 업종이 하락했다. 의료정밀이 6% 급락하고 증권업종이 4%, 운수창고와 비금속광물이 3% 이상 급락했고 운수장비, 건설업, 통신업, 금융업 등도 2% 이상 하락했다. 삼성전자가 버티면서 상승세가 유지됐던 전기전자 업종은 마지막 하이닉스에 대한 현대증권의 투자등급 하향 이후 낙폭이 커지면서 약세 전환했다. 하락종목은 하한가 27개를 포함해 580개에 달했다. 현대증권은 하이닉스에 대해 매각협상 불투명, 매각이 되더라도 법적 및 정치적 문제로 인한 잠재리스크가 크다며 투자등급을 '강력 매수'에서 '시장수익률'로 하향조정했다. 하이닉스는 6% 이상 급락하며 마쳤다. 외국인은 264억원을 순매수, 사흘째 순매수했으며, 코스피선물시장에서도 1,025계약의 매수우위를 보였다. 개인이 닷새째 306억원을 순매수했으나 기관은 552억원을 순매도했다. ◆ 20일선 하향 돌파, 대내외 모멘텀 약화 = 이날 종합지수는 기술적 지지선으로 인식됐던 740선 언저리의 20일 이동평균선을 깨고 아래로 떨어졌다. 지난 1월 중순 이래 700선에서 반등하며 780대까지 단기 반등했던 종합지수가 750선의 지지가 무산된 뒤 새로운 지지선을 설정하지 못하고 740선마저 내준 상황이다. 지난 12월말과 1월 하순경의 조정을 보이며 20일선을 회복, 상승 추세를 이어갔고, 최근 닷새 동안 조정을 받고 있어 단기적으로 기술적 반등을 기대할 만한다. 그러나 미국의 주가가 단기 조정 속에서 모멘텀이 약하고 일본 주가가 연중 최저치로 내려서는 등 증시 주변을 둘러싼 환경은 그리 녹록하지 않다. 투자심리가 매수위축을 동반한 상태여서 월요일 미국 증시 반등과 화요일 개장초에서 20일선 안착 시도가 성공하느냐 여부가 일단 관심거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대신경제연구소의 조용찬 수석연구원은 "하이닉스가 주말게 협상결과가 잡히고 한국통신, SK텔레콤 등의 기업설명회를 계기로 반등 시도가 있을 법하다"며 "그러나 미국 엔론 파장 이후 환매, 설을 앞둔 자금 수요 등으로 수급안정감이 흔들릴 듯하다"고 말했다. 최근 미국의 다우지수는 10,000선 안팎에서 유지되고 나스닥지수가 60일선 이하인 1,900 안팎에서 주춤거리고 있다. 워싱턴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경제포럼(WEF)에서 미국의 폴 오닐 재무장관이 올해 3.0∼3.0%의 성장률 회복을 공언했다. 그러나 마이크로 소프트의 빌 게이츠 회장은 '기대할 것 없다'고 밝혀 회의론이 만만치 않음을 드러낸 상태다. 일본의 경우 고이즈미 준이치로 수상이 다나카 외상의 경질을 계기로 지지율이 급락하고 금융개혁을피置舊?못하고 우왕좌왕하고 있다. 세계경제계의 저명인사들이 일본 경제의 취약성을 다시 경고하면서 일본 주가는 연중 최저치로 떨어졌다. 달러/엔 환율은 133∼135대에서 멈추지 않고 하루하루 변동성을 키우고 있고 달러/원 환율도 이에 연동되며 거듭 등락하고 있다. 국내 종합지수도 하루 15포인트대에서 20포인트 안팎으로 변동폭이 확대되면서 변수와 모멘텀이 수렴하지 못하고 있다. 특히 다음주 사흘간의 설 연휴를 앞둔 시점이어서 저점 매수에 나서더라도 이번주 주말 경이면 연휴 미국 증시 등락에 따른 부담을 줄이기 위해 포지션을 줄이려는 투자자들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한경스타워즈에 참가하고 있는 대투증권의 임세찬 분석역은 "국내외 모멘텀이 약화돼 외국인이나 기관의 적극적인 매수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듯하다"며 "종합지수 710 안팎 정도가 돼야 가격메리트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특히 설 연휴가 사흘이나 되기 때문에 우량주를 제외하고는 무작정 배짱좋게 보유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제약주, 제지주, 그리고 중저가 우량주나 실적주를 저점 매수한다는 생각을 갖고 기관 매수 참여를 보면서 설 이후 전략을 잡아가는 게 좋을 듯하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이기석기자 hanlee@hankyung.com ※ 참고: '한경 스타워즈'